기독교의 중심 주제는 예수의 직업 선택으로까지 거슬러 올라 갈 수 있다. 갈릴리의 목수들은 반숙련공으로, 큰 소득을 올릴 수 없는 불안정한 생활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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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장인(匠人)인 동시에 가장 거룩한 인물일 수 있다는 사실은 기독교의 지위에 대한 이해의 발판을 이룬다. 이 도식에 따르면 모든 사람이 서로 전혀 연관이 없는 두 가지 종류의 지위를 가진다. 하나는 직업, 소득, 평판으로 결정되는 세속적 지위다. 또 하나는 사람의 영혼과 심판의 날에 신의 눈에 드러나는 장단점으로 결정되는 영적 지위다. 따라서 어떤 사람이 세속적 영역에서는 권세가 있고 존경도 받아도, 영적인 영역에서는 황폐하고 부패할 수도 있다. 또는 <누가복음>에 나오는 거지 나사로처럼 가진 것이라곤 넝마밖에 없지만, 영혼은 거룩한 부를 자랑할 수도 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신국>에서 모든 인간 행동은 기독교적 관점과 로마적 관점 양쪽에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마인이 높게 평가하는 것-돈을 모으고, 별장을 짓고, 전쟁에서 이기는 것-은 기독교적 관점에서는 하찮은 것이며, 새로운 관심-이웃을 사랑하고, 겸손과 자선을 실행하고, 하나님에게 의존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기독교적으로 높은 지위에 오를 수 있는 열쇠다.
- 알렝 드 보통, <불안>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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