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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적이고 상호의존적이며 친사회적인 관계

순돌이 아빠^.^ 2015. 9. 10. 21:45


많은 비유럽 토착 문화에서는 어머니와 아기의 분리를 바람직한 자식 양육에 필수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카메룬·인도의 시골 지역·멕시코 등 다른 여러 지역은 서양과는 다른 ‘무(無)null’라는 문화적인 모델을 기반으로 자녀를 양육한다. 이는 집단적이고 상호의존적인 가치에 기초를 둔 모델이다. 아기를 돌보는 사람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아기에게 붙어 있으며 아기가 자신과 다른 사람 사이를 구분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지 여부에는 그다지 중점을 두지 않는다...아기들은 어린 코끼리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엄마 이외의 다른 가족이나 친척들과도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흔하다.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은 아기를 ‘무릎 아기’라고 부르며 어머니 외에도 공동체 내의 여러 여성이 돌본다....개인주의적이고 독립적인 문화에서 어머니를 아기 양육의 담당하는 커다란 별 하나에 비유한다면,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과 집단적이고 상호의존적인 다른 문화의 양육방식은 여러 사람이 함께 힘을 합쳐 아이를 키우는 별자리에 비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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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한 이모·장난기 많은 삼촌·걱정이 많은 할머니·우울한 사촌 등 아기를 둘러싼 모든 사람이 각자 아기의 마음·감정·정체성을 조율하는 데 고유의 역할을 한다.






콩고 문화처럼 집단주의적이고 상호의존적인 문화에서는 개인이 자신에게 가해진 범죄를 인식하고 그에 반응하는 방법이 다소 ‘분산’되어 있다. 즉 범죄를 개인적으로 받아들이는 성향이 적다는 것이다. 콩고인에게 자아란 보다 집단적인 의미이여, 집단구성원들 사이에 정체성이 고루 분산된 여러 개인의 총합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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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프랑스처럼 개인주의적이고 독립적인 문화에서 용서는 좀 더 정신 내부의 특징과 관련이 깊다. 용서할 것인가, 아니면 용서하지 않을 것인가의 여부는 집단적인 개념이라기보다 피해를 입은 개인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라고 본다. 두 문화를 나란히 비교해보면 집단주의적인 콩고 인이 개인주의적인 프랑스 인보다 분노를  삭이고 화해를 받아들이려는 경향이 강했다.





코끼리의 문화는 집단적이고 상호의존적이며 친사회적인 가치와 관습에 기반을 두고 있다. 코끼리사회에서 출생·삶·죽임이란 모두 공동체 전체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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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들의 친밀감을 형성하는 과정은 단순히 얼굴을 맞대고 눈을 마주치는 접촉에 그치지 않는다. 코끼리들은 신체·음향·호르몬의 교환을 포함하여 모든 포괄적인 접촉을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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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상태에서의 코끼리의 자아는 관계 속에서 정의된다. 아기코끼리의 인지·감정·행동·가치는 모두 단수가 아닌 복수로 형성된다. 친사회적인 자아는 이러한 양육 과정의 부산물이다. 따라서 코끼리의 자아는 집단에 기초를 두고 있으며 조금 과장하면 여러 관계를 통해 정의 내릴 수 있다고 하겠다.


- 글 : G.A.브래드쇼, <코끼리는 아프다> 가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