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동물들이 고통과 위험에 대해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사실이다. 새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 스탠스버리 선장은 유타 주(州)의 한 염호(鹽湖)에서 늙고 눈먼 펠리컨 한 마리를 보았는데, 그 새가 매우 살쪄 있었던 것으로 보아 동료들이 그를 오랫동안 보살펴온 것이 확실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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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친절한 감성을 갖고 있는 개를 본 적이 있다. 그 개에게는 매우 친했던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는데 고양이가 아파서 바구니에 엎드려 있는 동안 그 개는 그 옆을 지날 때마다 고양이를 핥아주었다.
자기 주인을 때린 자를 용감한 개가 공격하게 만드는 요인을 공감이라고 불러야만 한다. 한 남자가 여자를 때리려는 시늉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 여자의 무릎에는 작고 겁이 많은 개 한 마리가 있었고 이런 일은 처음 당하는 일이었다. 그 작은 개는 그 자리에서 도망을 쳤지만 상황이 끝나자 그 개는 곧 다가와 여자 주인의 얼굴을 계속 핥으며 위로하려고 했는데 그 모습이 애처로울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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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동물원의 한 사육사가 자기 목덜미에 난 상처 자국을 보여준 적이 있다. 그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을 때 사나운 개코원숭이가 공격하여 입힌 상처라고 했다. 그 사육사와 친했던 작은 미국산 원숭이가 같은 우리 안에 살고 있었는데 덩치 큰 개코원숭이를 몹시도 두려워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사육사가 위험에 처한 것을 보자마자, 그 작은 미국산 원숭이는 그를 도우려고 달려들어 소리치며 덩치 큰 개코원숭이를 미친 듯이 물어뜯어 사육사는 간신히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사육사를 치료했던 의사는 자칫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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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하등한 사회적 동물은 동일 집단의 다른 구성원을 도우려는 특별한 본능에 철저히 따르며 행동한다. 매우 고등한 동물도 대부분 이에 따르지만 서로의 애정이나 공감이 일부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이 과정에는 어느 정도의 사고력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분명하다 .이제 막 언급한 것처럼 동료를 어떻게 도와야 할지 알려줄 만한 특별한 본능을 인간이 갖고 있지 못하더라도 인간은 여전히 동료를 돕고 싶은 충동을 갖고 있다.
- 다윈, <인간의 유래1> 가운데
포유류는 일반적으로 공감하는 능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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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유류에게는 내가 ‘이타적 충동’이라고 부르는 동기가 있다. 타자가 내는 고통의 신호에 반응하고 그들의 처지를 개선하려는 충동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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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타주의에 대해 ‘실수’가 아니라 ‘잠재성’이라고 표현해야 한다. 그 무엇보다도 우리가 물 밖으로 밀려온 고래를 불쌍히 여기고 다시 바다로 보내려고 애쓰는 것을 막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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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때 내면의 공감 능력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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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대학교의 연구자들은 쥐 한 마리를 폐쇄 공간에 넣고 투명 용기에 갇힌 다른 쥐를 만나게 했다. 투명 용기 속의 쥐는 고통에 몸을 꼼지락거렸다. 처음의 쥐가 두 번째 쥐를 풀어주기 위해 용기 문을 열었다는 것도 대단하지만, 그렇게 행동한 동기 역시 놀라웠다. 쥐는 두 개의 용기를 두고 선택해야 했다. 하나의 초콜릿 칩이 들어 있었고 다른 하나에는 동료가 갇혀 있었다. 쥐는 보통은 동료를 먼저 구출했다. 쥐 앞에 빈 용기와 초콜릿이 든 용기를 놓으면 언제나 후자를 먼저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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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가치 평가를 통해 남을 돕기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다. 우리를 압박하는 힘은 거의 언제나 감정적이기 때문이다.
- 글 : 프란스 드 발, <착한인류>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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