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봄이면 동물원에는 많은 새끼들이 태어난다. 아직 완전한 어른이 되지는 못한 젊은 암컷 원숭이들은 새끼 원숭이들에게 자석처럼 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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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암컷들이 오랫동안 새끼의 어미 곁을 어슬렁거린 후에야 새끼들은 이 자칭 누이들을 향해 기우뚱기우뚱 발을 내딛는다. 그러면 젊은 암컷들은 새끼들을 안고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새끼를 뒤집어 성기를 들여다보거나 새끼들의 얼굴을 핥고, 몸 곳곳의 털을 골라주고, 새끼를 품에 안고 같이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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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돌보미가 잠든 모습을 보면, 그들은 이 행복한 휴식을 간절히 기다려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가수면 상태 혹은 아마도 황홀경에 빠져든 것처럼 보인다. 젊은 암컷들이 자기의 보물을 안고 있으면 ‘사랑의 호르몬’으로 알려진 옥시톡신이 뇌와 혈관에 분비되어 눈꺼풀을 감게 만든다.
우리는 서로 의존하고 서로를 필요로 하는 무리 동물이다. 우리는 남을 돕고 그들과 나누면서 기쁨을 느낀다.
1996년 영화 <마빈의 방Marvin’s Room>에서 억척스런 여동생 리(메릴 스트립)가 언니 베시(다이앤 키튼)를 찾아온다. 베시는 자신의 인생에서 오랜 시간을 아버지를 돌보는데 바쳤고, 여동생에게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다. 베시는 리에게 부모님 덕분에 사랑으로 충만한 인생을 누렸던 것을 행운으로 생각한다고 말한다.
자기 중심적인 삶을 살아온 리는 언니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렇게 말한다. “아빠 엄마가 언니를 무척 사랑했구나” 그러자 베시는 말한다. “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니야. 내가 누군가를 그토록 사랑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는 뜻이야” 이타주의는 우리를 행복으로 채워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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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는 타인에 대한 연민은 우리를 기쁨으로 채운다고 한다. 이 효과는 성인은 물론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들에게서도 발견된다. 아기들도 돌봄을 받는 것보다 남을 돌봐주는 데서 더 만족을 느끼는 것처럼 보인다.
또 아픈 배우자나 연인을 돌보는 사람들에 대한 연구는 아주 흥미로운 점들을 보여준다. 심리학자 스테파니 브라운은 타인을 돌보는 사람은 자기 행동의 비용에는 거의 무관심하다는 걸 발견했다. 그들은 그 일을 자신의 의무라고 여기고,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을 때 큰 만족감을 느낀다. 그래서 그들은 남을 돌볼 일이 없는 사람들보다 장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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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태국의 자연보호 구역에서 한 눈 먼 코끼리가 자신의 눈 노릇을 하는 친구와 산책하는 것을 목격했다. 친척도 아닌 두 암컷은 항상 붙어 다녔다. 눈먼 코끼리는 자기의 처지를 이해하는 다른 코끼리에 의지했다. 서로 떨어지게 되면 두 코끼리가 모두 뿌우 하고 소리를 내는 걸 들을 수 있었다.
트럼펫에서 나는 것 같은 이 소리로 눈먼 코끼리는 친구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냈다. 소리의 향연은 둘이 다시 만날 때까지 이어졌다. 둘이 다시 만나면 코끼리들은 귀를 펄럭이며 서로 만지고 냄새를 맡는 등 격렬하게 기쁨을 표현했다. 그들은 눈먼 암컷이 다른 코끼리들처럼 살아갈 수 있게 해 주는 우정을 나누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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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뇌는 타인과 연결되도록, 그리고 타인의 고통과 즐거움을 같이 경험하도록 만들어졌다. 이타주의는 순수하며 동시에 우리에게 만족을 준다.
- 글 : 프란스 드 발, <착한인류> 가운데
길을 걷다보면
아이들과 마주칠 때가 있습니다.
유모차에 누워 세상 구경 하느라 이리 저리 고개를 돌리던 아이와
우연히라도 눈이 마주치면 우리는 저절로 아이에게 마음을 쏟게 되지요
잠깐의 눈맞춤 사이에 아이가 살짝이라도 웃어 보이면
우리 마음은 금새 밝아지고 따뜻해집니다
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낯선 아이의 웃음이 우리를 한껏 기쁘게 하는 거지요
저와의 관계에서 오고간 것이라고는 눈빛과 웃음 밖에 없는데도
아이의 웃음을 바라보는 순간만큼은 온갖 고민과 슬픔마저 사라집니다
인간이라는 것이
때로는 다투기도 하고 때로는 괴롭히기도 하지만
때로는 마주하는 웃음만으로도
마음 가득채우는 기쁨을 안겨주는 존재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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