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평화.함께 살기/삶.사랑.평화-책과 영화

<경의선>을 보고

순돌이 아빠^.^ 2018. 6. 25. 06:55



제가 처음 이 동네로 이사 왔을 때

그때는 경의선이 그랬어요

전철 경의선이 아니라 기차 경의선일 때였죠.


한 시간에 한 번씩 운행하는 기차를 타려면

교통카드로 찍는 게 아니라 기차표를 사서 들어가야 했어요

서로의 얼굴을 마주 칠 일 없는 의자에 앉았구요



지금은 커다란 건물에 들어서기 위해

일단 계단을 오르거나 엘리베이터를 타야 해요

승강장에서 열차에 오를 때 계단 같은 건 없구


하지만 그때는 반대였어요

건물에 들어가 지날 때까지 계단 같은 건 없었어요

오히려 영화 속 장면처럼 열차에 오를 때 계단을 올라야 했지요

몸이 불편하거나 무거운 짐을 들었거나 관계 없이요



다가가는 건 쉬우나

마지막에 오르기가 어려운 것 같았지요




남들이 근사하다고 하거나 멋지다고 하거나

그 속은 아무도 몰라요

남들이 볼 수 있는 건 근사하다고 하거나 멋지다고 할만한 것 뿐이니까요


열심히 사는 것 같아도

겨우 버티고 있는 건지도 모르고

헤헤거리며 웃고 있는 것 같아도

억지로 목메임을 참고 있는 건지도 몰라요




그 속은

그 속끼리 만나야 알 수 있을 거에요


그 속을 알만한
그런 속을 가진 사람을 만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