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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주의 또는 집단 중심주의, 그리고 경쟁 폭력 전쟁

순돌이 아빠^.^ 2018. 7. 30. 17:06

인간이 돌고래와 같은 개방사회를 이루고 살아왔다 하더라도 공격 폭력 연합 정치 따위가 없었을 리는 없겠지만, 적어도 인간 세계는 현재와 같은 집단들의 모자이크 그림이 아니라 수채화가 되기는 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민족주의나 국경, 집단 안팎의 차별, 전쟁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것들은 모두 부족주의적 사고 방식의 산물이며, 이 부족주의적 사고 방식은 집단을 만들고 연합을 형성하며 살아온 유인원의 진화적 유산이다.

 

코끼리의 사회에는 폐쇄성이 없다. 암컷 코끼리들이 모여 집단을 형성하지만 이들 집단은 서로 경쟁적이거나 적대적이지도 않으면 세력권도 없고 구성원이 일정하지도 않다. 코끼리들은 집단과 집단 사이를 자유롭게 오간다. - 238


애플 매킨토시 사용자들과 IMB PC 사용자들 사이에도 비슷한 경쟁심이 작용한다. 전자는 후자에 대해 놀라울 정도의 경멸감을 갖고 있으며, 그들은 자신들의 소프트웨어가 본질적으로 우월하다고 믿고 있다. 이런 감정을 부추기는 것은 부족 근성이다. - 243



사람들은 늘 집단, 부족, 씨족, 사회, 국가를 의식한다. 그러나 인간은 그들이 상정하는 것처럼 어떤 고립된 집단 속에 갇혀 사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끊임없이 다른 집단의 구성원과 뒤섞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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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머에 따르면 사람들은 집단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집단의 관점에서 인식함녀서 너희와 우리를 철저히 구분할 뿐이다. - 262



내가 말하려는 요점은 집단 중심주의와 다른 집단과의 경쟁을 중시하는 종족 사회에서 의례는 문화적 순응주의를 강제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인류는 언제나 서로 적대적이고 경쟁적인 부족들로 나뉘어 살아왔으며, 구성원의 두개골 속에 문화적 순응주의를 세뇌시킬 수 있는 부족이 그렇지 못한 부족보다 항상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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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례에는 협동과 희생의 고양이라는 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무도회나 종교적 의식 또는 직장의 파티에 참여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협동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다. 운동 선수는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국가를 부르고...우리는 한 팀이며, 우리는 같은 편이고, 우리는 하나라는 것이다. - 264

 

찬송가, 축구장의 응원가, 국가, 군가 등 음악과 노래는 다른 기능을 획득하기 훨씬 이전부터 집단 규정적 의례로서 기능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 266

 

 

인간이 수백만 년 동안 집단 이기주의에 따라 조장되어 온 부족주의적 본능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종교가 개종자들의 공동체와 이교도의 추악함을 강조할수록 그만큼 번성할 수 있었음을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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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오랜 세월에 걸친 집단간 폭력을 통해 습득한 타고난 이방인 혐오증에 의해서만 서로에게 호의를 베푼다는 생각을 도덕주의자들은 별로 탐탁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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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체 내에서는 서로 의좋게 살아가는 벌거숭이두더지쥐도 다른 군체의 발거숭이두더지쥐에 대해서는 지독할 정도로 공격적이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집단 내부의 협동성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찌르레기 무리에게는 다른 무리에 대한 적대감이 없다. 집단들 내부의 협동성이 강할수록 집단 간의 투쟁도 폭력적이라는 진화 법칙에서 우리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인간은 지구상에서 가장 협동적이고 사회적인 동물이지만, 동시에 가장 호전적인 생물이다. - 269



매트 리들리, <이타적 유전자>, 사이언스북스,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