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전>의 춘향이, <인형의 집>의 노라, <안나 카레니나>의 안나, <목로주점>의 제르베즈, <제인 에어>의 제인 등등 작품 속 여성 주인공들이 여럿 있지요. 그 가운데 리스베트는 정말...짱이에요!!! 완전 킹왕짱!!!!
리스베트 뿐만 아니라 이 작품에 나오는 에리카, 모니카, 안니카, 소니아, 수산네 등등들이 제 각각 매력적이 멋진 인물들이에요.
모니카가 자신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는 나쁜 놈을 제압하고 수갑을 채우면서 ‘지금 장난해?’라고 할 때는 어찌나 통쾌하고 시원하던지....^^
수산네가 경찰을 떠나게 된 것도 아내에 대한 폭력을 일삼던 놈이 제 앞에서 깝쭉거리는 것을 보고 있자니, ‘별안간 그녀의 내부에서 무언가 탁 끊기는 게 느껴지면서’ 곤봉으로 냅다 두들겨 패서 그랬다는...잘 했다 싶어요. 박수 짝짝짝!!!!
어찌 보면 그냥 액션 영화 속에서 나쁜 놈들을 잡아가는 과정 같은데...그 속에 하나하나 마음에 깊게 다가오는 말들이 참 많은 소설이에요.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와서 산만할 것도 같지만 결국에는 하나하나 연결되어서 전혀 지루하지도 않구요. 지루하기는커녕 밀레니엄 시리즈를 읽다보면 자꾸 늦게 자게 돼서 다음날이 피곤했다는...^^
사회 문제부터 인간의 마음까지 이렇게 풍성(?)하게 담겨 있는 작품이 흔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작가가 3부까지만 쓰고 세상을 떠나버려서 너무 아쉬워요. 좋은 작품을 남겨 주셔서 고맙기도 하고...ㅠㅠ
스티그 라르손, <밀레니엄 3권 – 벌집을 발로 찬 소녀>, 문학동네, 2017
“정말이에요. 여러 남자와 섹스를 즐기는 편은 아니죠. 이번 봄에 어떤 남자와 데이트를 좀 했는데, 지금은 다 끝났어요”
“왜죠?”
“꽤 귀여운 남자였는데, 결국 진 빠지는 힘겨루기만 하다 끝을 맺었어요. 난 그보다 더 강했꼬, 그는 그걸 견디지 못했죠”
...
“솔직해 말해봐요. 사실 많은 남자들이 내게 관심을 보여요.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공연히 시비를 걸기 시작하면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날 지배하려 들죠. 특히 내가 경찰이라는 걸 알고 나면 더 그래요”
“난 당신하고 힘을 겨룰 생각이 전혀 없어요. 내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 있고, 당신이 나보다 잘하는 게 있는 거 아니겠어요?” - 534
“그때부터 더러운 년이었어”
...
“모든 남자애들이랑 그 짓을 했어”
...
“정말 더러운...”
“그만해. 대체 무슨 일이 있었지? 그녀가 널 팬티 안에 안 들여보내주기라도 한 거야?”
“날 쳐다보지도 않았어. 날 비웃었지. <smp>에 처음 왔을 때 날 알아보지도 못하더군” - 620
“그와 어떤 일이 있었나요?
“아무것도요. 정말 아무 일도 없었어요. 말이 없고 눈에 띄지 않는 다른 반 남자애였을 뿐이에요...”
...
“그의 말로는 당신이 자기를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에리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 있어요. 난 그를 알지도 못했고 함께 어울리는 무리도 아니었어요” - 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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