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된 원숭이들이 기괴한 성격을 갖는 것은 포유류의 신경계가 저절로 조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포유류의 뇌를 구성하는 여러 개의 하부 조직들은 사전에 프로그램이 입력된 채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성장하는 과정에서 신경 발달에 필요한 통일성을 얻기 위해서는 변연계 조절 작용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외적 도움이 없으면 뉴런의 불협화음이 발생한다. 즉 행동 체계들은 완성되지만 그것들이 서로 맞물려서 적절한 조화를 이루지는 못한다. 위에서 설명한 격리된 원숭이들처럼 핵심적인 조정 작용이 없는 상태에서 성장한 포유동물들은 파행적이고 불완전하다. 그들의 뇌는 잘못된 시간, 잘못된 장소에서 잘못된 방식으로 분열된 행동을 낳는다. 예를 들어 그들이 가진 공격성은, 서열에 따른 지위를 방어하거나 도전하기 위해 상황에 맞게 변조되지 않는다. 그 대신 그들은 사회적 집단의 일원으로서는 용납될 수 없는 의외의 폭력을 무차별적으로 휘두른다. 유년기에 어미 곁에서 자라지 못한 원숭이는 심지어 균형 잡힌 식사법을 모른 채 성장하기도 한다.
사랑이나 사랑의 결핍은 어린 뇌를 영구적으로 변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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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조를 이루는 어미가 없다는 것은 파충류에게는 큰 사건이 아니지만 포유류의 복잡하고 연약한 변연계에는 치명타이다. - 129
- 토머스 루이스, <사랑을 위한 과학>, 사이언스북스,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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