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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사람들 때문에 버티고 견뎌온

순돌이 아빠^.^ 2020. 12. 31. 18:03

근처로 친구가 온다고 했다. 변호사 사물에서 같이 있기로 했다. 선고 전에 친구를 보니 괜히 마음이 놓이고 고마웠다. '같이 있어서 다행이다' 친구도 어제 오늘 내내 나와 같은 상태였다고 했다. 활동가 선생님도 비슷했다고 했다.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다. 고마운 사람들 때문에 내가 지금껏 견뎌왔다는 사실을 오늘 선고일에 이르러 다시 한 번 깨달았다. - 163

 

모두가 그전에 겪어보지 못한 압박을 받으며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지쳐갔지만, 진실을 붙잡고 서로 연대했다. 함께였기에 버틸 수 있었다. 고통을 나눠준 그들은 여전히 내 곁에 있다. 가장 감사하고, 놀라운 일이다. - 188

 

적어도 나를 알던 사람들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니까 오죽했으면 나왔을가, 혼자 앓다가 죽겠구나 싶으니까 나왔겠지 싶었다고 했다. 또 그동안 혼자서 얼마나 힘들었냐며 미안해했다. 그저 인간 대 인간으로 나를 위로하고 보듬어주었다.
...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길까 봐 연락했다고, 우리가 김지은을 잘 아니까 충분히 믿는 것이라고 했다. 사람을 품어준다는 것이 얼마나 따뜻한 일인지 비로소 알게 되었다. 연락을 받으면서 내가 그동안 바보같이만 산 건 아니구나, 다행이구나 싶었다. 일에 파묻혀 잊고 지냈지만 내게도 가족이 있었고, 친구가 잇었다. - 190

 

- 김지은, <김지은입니다>, 봄알람, 2020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