홉스타드가 들어온다. 그는 해결하지 못할 갈등을 안고 있는, 초티를 막 벗은 삼십대 초반의 편집인이다. 그는 권위와 부를 증오하는 반면에 그런 것들을 누리고 싶은 욕망에서 또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갖추지 못한 욕망을, 급진주의자라면 당연히 떨쳐버려야 할 세속의 욕망을 열망한다는 점에서 위험한 인물일지도 모른다. - 175
- 헨리크 입센, <민중의 적>, 동서문화사, 2016
안타깝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아무튼 그래요. 이게 우리 인간의 모습이지 싶기도 하고...
인간이란 게 온전히 한 가지 모습만으로 사는 게 아니어서 이런 모습도 있고 저런 모습도 있어요. 잘난체 하는 놈이 싫으면서도 난 잘나고 싶고, 자본주의를 비난하면서도 내 자식은 경제적 여유를 누리며 살았으면 싶고 그런 게 인간이지 싶어요
다만...
그런게 너무 강하게 나타나거나 거대한 힘의 일부로 작동할 때는 큰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는 것 같아요.
저 더럽고 부패한 지배자들이 싫고, 저들이 부와 권력을 독점하는 것은 큰 죄악이라고 비난하지요. 정치일수도 있고 종교일 수도 있을 거구요.
그렇게 여러 사람을 모아 조직을 만들고 운동을 일으키고 투쟁을 벌여요. 그런데...그 과정에서 몇몇이 점점 자기가 부와 권력을 독점하려 드는 거지요. 나쁜 놈들을 물리치자고 해 놓고서는 자기가 그 나쁜 놈들의 부와 권력을 움켜쥐는 거지요.
부와 권력을 증오한다고 했는데, 어찌보면 그 부와 권력을 '내가' 갖지 못한 것을 증오한 건지도 몰라요. 내가 부와 권력을 쥐었다면 문제가 없는데 저들이 갖고 있는 게 문제인 거지요.
소련이나 중국 공산당의 우두머리들이 그런 인물들이었던 건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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