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말했다. “정령政令으로 이끌고 형벌로 다스리면, 백성들이 형벌을 면할 수는 있지만 부끄러워함은 없다. 그러나 덕德으로 이끌고 예禮로 다스리면, 부끄러워함이 있고 나라에 격格이 갖추어진다” - 33
- 공자, <논어>, 소준섭 옮김, 현대지성
사회를 안전하게 유지하려면 형벌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김학의나 조두순 사건만 봐도 그렇지요.
장발장의 경우처럼 형벌이 지나친 경우도 있지만, 김건희나 버닝썬의 경우처럼 형벌이 적용되지 않거나 잘못 가해져서 문제인 경우도 많지요.
힘 없고 돈 없는 자에게는 형벌을 강하게 가하고, 힘 있고 돈 있는 자에게는 형벌을 피해갈 수 있도록 사회 시스템이 돌아라는 거지요.
그리고 형벌만 가지고는 부족합니다. 죄를 짓거나 남을 괴롭히고 나서 형벌을 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런 짓을 하지 않도록 하는 거겠지요.
내가 남자라고 여자를 때리고 모욕하거나, 내가 백인이라고 흑인을 조롱하고 업신여기면 안되겠지요.
나쁜 짓을 하기 전에 처음부터 다른 사람을 학대하고 괴롭히려는 마음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겁니다.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를 처벌하기 이전에 아예 피해자와 가해자가 생기지 않으면 좋으니까요.
나쁜 짓을 하면 형벌이 가해질 수 있다는 것이 사람들로 하여금 나쁜 마음을 덜 먹게 하는 억제 효과가 있을 겁니다.
그리고 더 좋은 것은 아예 어릴 때부터 성이나 나이, 장애, 인종 등에 관계 없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과 행동을 익히는 걸 겁니다.
나쁜 마음을 먹었다가도 '아...내가 왜 이러지...'하면서 부끄러워 하고, 나쁜 짓을 저지르고 나면 '제가 정말 잘못 했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얼른 고개 숙여 사과 할 수 있으면 좋겠지요.
형벌은 형벌대로 잘 갖추고 집행해야 할 것이며
또한 우리 마음에 타인을 향한 사랑과 존중의 마음을 키울 수 있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형벌 이전에 덕과 예로 사람을 대하려고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우리는 그렇게 노력하며 살아갈 겁니다.
그러면 우리 사는 세상이
꼭 무슨 근사한 옷을 입고 고상한 말을 해서 품격이 있는 게 아니라
낡은 추리닝에 삼디다스 슬리퍼 끌고 다녀도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대하는데 깊이가 있어지고
뭔가 세상이 안정된 것 같으면서도 생동감으로 살아 있는
그런 격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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