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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와 사랑, 민주주의와 도덕성

순돌이 아빠^.^ 2022. 7. 4. 10:53

그렇다면 아이들과 보호자의 초기 상호 작용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타인과의 관계를 맺는 양분이 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고민이 생산적인 사회적 반응을 이끌어내는 첫 번째 실마리가 될 것이다. 

유아들이 무력감을 느끼는 한, 두려움 없이 혼자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한, 사랑과 보답은 싹트지 못한다. 위대한 정신분석학자이자 소아과 의사인 도널드 위니캇에 따르면 건강한 아이들은 군주적 노예화와 암울한 공포를 거의 극복했다.

아기는 점차 혼자 있는 능력을 키워나간다. 어떻게? 위니캇은 부모가 없을 때 아이들이 위안을 찾는 담요와 인형 같은 ‘이행 대상’의 역할에 주목했다.

담요나 곰인형으로 두려움을 줄이면 부모를 통제할 필요도 덜 느끼게 된다. 바로 위니캇이 말하는 ‘성숙한 상호 의존’ 개념이 뿌리 내릴 수 있는 토대다.

안정감과 자신감이 건강한 상호 관계를 만들기 시작한다. 이 시점에서 아기는 부모를 자기 요구의 확장이 아닌 전인적 인간으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민주적 자아가 탄생할 준비가 된 것이다. 

 

보통 이 단계가 감정적으로 힘든 위기의 시기라고 위니캇은 말한다. 아기는 자신이 사랑하고 받아들였던 대상이, 자신의 요구가 좌절되었을 때 공격성을 표출하고 분노의 화살을 돌렸던 바로 그 사람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도덕적인 삶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자신의 공격성에 대한 실망은 점차 ‘걱정할 수 있는 능력’으로 발전한다. 파괴하는 사람이 되어서도 안 되고 부모를 파괴해서도 안 된다. 도덕성은 사랑과 함께 작용한다. 아기가 자신의 공격성의 해악을 느끼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사랑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스스로 감정적 성숙을 이룰 수 없다. 아이들에게는 안정적이고 애정 어린 돌봄, 자신의 공격성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사랑이 굳건할 거라는 안심이 필요하다. 어느 정도라도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은 관계의 문제다. 사랑과 포옹이 위니캇이 언급한 ‘촉진적 환경’의 첫 번째 단계다. - 64

 

위니캇은 아이들이 타인을 걱정하는 마음을 키우고 가꾸는 데 필요한 개념을 정하고 이를 ‘촉진적 환경’이라고 칭했다. 기본적으로 가정에는 안정적인 사랑이 필요하다.(그의 가정에는 없었다) 그리고 (그의 가정에는 있었던) 폭력과 학대도 없어야 한다. - 71

 

주위에 빛과 행복이 넘쳐나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우리 삶에 암흑처럼 번져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 75

- 마사 C. 누스바움, <타인에 대한 연민>, 알에이치코리아, 2021

중앙일보

 

그의 아버지에게 한번 물어보고 싶네요

지금 아들의 모습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검찰총장을 거쳐 대통령까지 되었으니 한없이 자랑스러운지

아니면 이제 보니 안타깝고 미안하고 그러지 말 걸 싶은지

 

그때는 그렇게 하는 것이 원칙에 맞고

자식을 똑바로 교육시키는 길이라 생각했지만

 

이제와서 보니 더 많이 사랑하지 못했고

더 많이 아껴주지 못한 것 같은 아쉬운 마음이 드는지

이데일리

부와 권력을 쫓는대는 열심이지만

누군가를 아끼고 사랑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도

 

때로는 내가 손해를 볼지라도 

누군가를 아끼고 사랑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도

 

태생적으로 이미 타고난 것에 더해

애기 시절에 받았던 사랑이 큰 영향을 미친 건 아닐지

 

부자지만 사랑을 거의 받지 못하며 자란 사람도

가난하지만 사랑을 많이 받으며 자란 사람도

<동백꽃 필 무렵> 엄마와 동백

동백이 너무 어릴 때여서 잘 기억하진 못하지만...동백이 고아, 가난, 여성, 비혼모 등등의 어려운 삶의 조건 속에서도 필구를 사랑하고 향미를 아껴줄 수 있었던 것은...어쩌면 자신도 너무 너무 힘들었지만 어떻게든 동백을 사랑으로 키우려고 했던 엄마가 있었기 때문은 아닐지...

<동백꽃 필 무렵> 동백과 필구

초등학생인 필구는 엄마를 지키려고 하고 도와주려고 해요. 그리고 엄마의 입장을 고려해서 힘든 결정을 하기도 하구요. 필구는 어떻게 많은 어른들도 하지 못하는 일을 할 수 있었을까요. 자신도 지지리도 힘들게 살면서 어떻게든 필구를 사랑하고 수중하게 여겼던 엄마가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요

<동백꽃 필 무렵> 향미와 동백

동백은 생판 남인 향미를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하지요. 그런 동백을 보면서 향미는 스스로도 변해간다는 것을 느껴요. 사랑이 사람을 바꾸고, 사랑이 세상을 바꾸는 것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