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만약 저들의 부모였다면
나의 아이가 높은 자리에 오르고 많은 것을 갖게 되어서 한없이 기쁘고 자랑스럽기보다는
참으로 괴롭고 참담한 기분까지 들었을 거에요
그리곤 계속 생각할 거에요.
왜 저렇게 되었을까
내가 도대체 뭘 잘못한 걸까
어디서부터 문제였던 걸까
왜 그렇게 다른 사람을 괴롭히고 해코질 하며
거짓말을 하고 손가락질을 받으며 살까 싶을 거에요
큰 일을 하다 보면 좋아하는 사람도 미워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인 데다
이러거나 저러거나 욕을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욕을 먹을 수는 있지만
지금은 그런 게 아니라 자신의 탐욕과 어리석음을 감추지 못해
말 하나 행동 하나에 비난과 조롱이 쏟아진데도
정작 내 아이는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그저 제 하던 대로만 달려가는 것 같아 어찌하면 좋을지 싶을 거에요
이제 그만 됐으니 여기서라도 멈추라고 하고 싶을 거에요
지금이라도 자신 때문에 삶이 망가지고 큰 손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사과하라고 하고 싶을 거에요
그럴 수 없겠지만 만약 내가 그리 할 수만 있다면
나라도 대신 내 아이 때문에 고통 받았던 이들 앞에 무릎 꿇고 용서라도 구할 거에요
그동안 탕진한 나랏돈을 갚을 수 있는 만큼 갚고
앞으로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무어라도 하며 살라고 하고 싶을 거에요
지난 죄는 지난 죄대로 반성하고 참회하고
남은 삶인들 선한 마음으로 바르게 살라고 하고 싶을 거에요
미어지는 가슴을 부여잡고 하지 않던 기도라도 할 거에요
신이 정말 계신다면 내 아이가 더 이상 나쁜 길로 들어서지 않도록 해달라고
그리고 정말 할 수만 있다면 저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던 때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다시 한번 내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따뜻하고 진실한 인간으로 자라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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