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여자들을 남자들과 같은 목적에 이용코자 한다면, 여자들에게도 같은 것을 가르쳐야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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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시가와 체육이 남자들에겐 베풀어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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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여자들에게도 이 두 교과목과 전쟁과 관련되는 것들을 부여해 주어야만 하며, 또한 그들도 똑같이 이용해야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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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언급된 것들과 관련해서 많은 것이 관습에 어긋나서 만약에 말한 대로 실천된다면, 아마도 우습게 보일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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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가 보기엔 이것들 중에서도 무엇이 제일 우스운가? 여자들이 도장에서 옷을 벗을 상태로 남자들과 함께 운동하는 것이 그런 것일 게 분명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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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우리가 말을 하기 시작한 이상, 재치 있는 사람들의 농담이나 놀림을 두려워하해서는 아니 되네…적잖이 해댈 그들의 하고많은 온갖 농담과 놀림 말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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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벗은 남자들을 본다는 것이, 오늘날 대다수의 이방인들에게 그렇듯, 헬라스인들에게 부끄럽고 우스꽝스런 일이었던 적이 그다지 오래 되지 않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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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볼 때의 우스꽝스러움도 '이치로 따져서'(논의를 통해서) 드러난 최선의 것에 의해 사라졌던 것으로 나는 생각하네. 또한 이런 사실을 보여 주기도 했네.
나쁜 것과는 다른 것을 우스꽝스런 것이라 생각하는 자는, 그리고 어리석고 나쁜 것의 광경을 보고서가 아니라 다른 것의 광경을 우스꽝스런 것으로 보고서 웃기려는 자 - 322
- 플라톤, <플라톤의 국가>, 서광사, 1997
<에놀라 홈즈>라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19세기 말 영국을 배경으로 합니다. 옷차림만 봐도 지금 시대와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시대와 다르다는 것 가운데 하나는 여성들의 사회 참여의 폭이 지금보다 훨씬 좁았다는 것을 말하기도 합니다. 코르셋이 난무(?), 활개(?) 치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이런 사회에서 여성들이 주짓수를 배우고 격투기를 훈련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주인공 에놀라는 나쁜 놈과 맞서 발길질을 하고 잡아 넘어뜨리고 주먹질을 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 주지요. 그리고 달리기도 엄청 빠릅니다. 길게 너풀거리는 치맛자락을 붙잡고서 말입니다.
에놀라의 큰 오빠를 비롯해 많은 사람이 보기에는 저 여자들이 미쳤다, 도대체 교육을 제대로 받고 자란 거냐, 엄마가 딸을 망치고 있다 등등의 소리를 할 수 있겠지요.
https://www.bbc.com/korean/features-63060191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란 같은 곳에서는 히잡을 쓰지 않은 여성을 두들겨 패고 감옥에 보내고 난리입니다.
물론 그짓을 벌이는 놈들은 말하겠지요. 그게 법이고, 종교이고, 관습이라고.
그러면 플라톤 식으로 물어보지요.
히잡을 쓰지 않은 여성은 나쁜 것입니까, 다른 것입니까.
물론 그 놈들은 나쁜 거라고 하겠지요. 저는 다른 거라고 할테구요.
아주 오랜만에 만난 동생을 보고 에놀라의 큰 오빠가 도대체 그 꼴이 뭐냐고, 장갑은 왜 안 꼈냐고 했듯이 말입니다.
장갑이요? 한 겨울도 아닌데 장갑을 꼭 껴야 하나요?
장갑을 끼지 않은 것은 나쁜 것인가요, 다른 것인가요
플라톤 식으로 말해서, 눈으로 볼 때 우스꽝스러운 건가요, 아니면 이치를 따져봐도 우스꽝스럽다는 건가요.
남자들이 웃통을 벗고 레슬링을 하는 모습이 처음에는 부끄럽고 우스꽝스럽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지나면 아무렇지도 않게 되었지요
그것 자체로, 그것에 어떤 것인지 따져보았을 때 부끄럽고 우스꽝스러웠던 것이 아니라 그냥 눈으로 보고 처음 경험 했을 때 그런 기분이 들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일을 여러번 겪어 보고 경험해보니 별 일 아닌 게 되었지요.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90812030002
여성이 책을 읽는 것이 이상하게 여겨질 때도 있었습니다. 영화 <엘리사와 마르셀라>에 보면 남편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몰래 책을 숨겨 놓고 읽는 여성의 모습이 나옵니다.
이치를 따져보고 논의를 해보면 여성이 책을 읽는다는 것이 나쁜 짓도 아니고 어리석은 짓도 아닌데도 그랬던 겁니다. 어리석기는커녕 더 똑똑하고 지혜로와지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는 게 오히려 좋겠지요.
<엘리사와 마르셀라>에 보면 여성이 여성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이들을 감옥에 보내는 장면이 나옵니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게 큰 죄라도 되듯이 말입니다.
남편한테 두들겨 맞고 욕 먹어가며 노예처럼 사느니, 차라리 여성과 여성이 서로를 아껴줄 수 있다면 함께 사는 것이 좋지 않나요
https://www.ytn.co.kr/_ln/0115_202003161844152182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한다는 것이, 오랫동안 그래 왔다는 것이 곧 선善이고 진리인 것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한다면 코로나 감염을 치료하기 위해 소금물로 입을 헹구시겠습니까? 오랫동안 그래 왔다면 암에 걸렸는데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 굿판을 벌이고 기도하는 것으로 치료를 대신하시겠습니까?
저 같으면 코로나 대응을 위해 백신을 맞고 치료제를 사용하겠습니다. 만약 암에 걸린다면 수술을 하거나 항암 치료를 받겠습니다.
이 세상 사람 가운데 일부만 건강하고 활기차며 활짝 웃기를 바라십니까
아니면 세상 사람 모두가 건강하고 활기차며 활짝 웃기를 바라십니까
관습을 전통을 지키기 위해 누군가에게 우울과 무기력과 비탄을 심어주고 싶으십니까
아니면 환희와 의욕과 용기를 주기 위해 관습과 전통의 변화를 주장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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