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아직은 그 진실이 희미합니다.
그날에는 오직 하나의 일, 하나의 사건, 하나의 참사가 있었습니다. 1명의 인간이 같은 시각에 다른 두 장소에 존재할 수 없는 것만큼이나 명백한 일입니다.
분명히 존재했지만, 그것을 우리가 이해하고 해석하는데 필요한 사실들은 가려져 있거나 흩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그날의 진실은 희미하고, 진상 규명이 필요한 겁니다.
그에 비해 그 사건, 그 참사에 대한 이데올로기는 뚜렷합니다. 이것저것 더 생각할 것도, 찾아볼 것도, 밝힐 것도 없습니다.
이데올로기를 내세우는 이들의 정신에서는 모든 게 명확하고 뚜렷합니다.
그들의 의견이나 주장이 사실이나 진실에 기반을 두고 있어서 명확하고 뚜렷한 게 아니라 그들의 정신 세계가 만들어낸 이야기들이 명확하고 뚜렷하다는 겁니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72218.html
그래서 진실을 찾는 이들과 이데올로기를 내세우는 이들 사이의 투쟁은 길고 힘겨울 수 밖에 없습니다.
첫째는 진실 그 자체가 아주 복잡하고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했는지 하나 하나 밝히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일입니다.
둘째는 진실을 드러나지 않게 가리고 은폐하려는 자들이 많다는 겁니다. 지금으로 치면 대통령-총리-행정안전부-법무부-경찰-경찰-구청 등등의 국가 기관이 은폐를 위해 힘을 쓰고 있습니다. 밝히려는 자들에 비해 은폐하려는 자들이 훨씬 많은 힘과 돈과 인력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겁니다.
국가뿐만이 아닙니다. 언론과 시민들이 나서서 진실을 은폐하고 진실을 밝히려는 이들을 공격합니다. 그래서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왜곡하고, 힘을 빼고,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게 합니다.
https://www.huffingtonpost.kr/news/articleView.html?idxno=205451
셋째는 이데올로기의 힘이 엄청나다는 겁니다. 진실을 은폐할뿐만 아니라 거짓을 진실인양, 있었던 일을 없는 것인양, 없었던 일을 있었던 것인양 만드는 겁니다.
그리고 이 이에올로기를 진실인양 믿고 떠들고 윽박지르는 이들 또한 존재합니다.
처음에는 분명 특정한 자들이 이데올로기를 만들고 퍼뜨렸을 겁니다. 그런데 이것이 사람들 사이에서 퍼지고 부풀려지다보면 특정한 국가기관, 언론, 개인이 나서지 않아도 여기저기 확산됩니다.
게다가 여럿이 믿고, 그렇게 믿는 이들끼리 모여 있으면 마치 그것이 사실/진실인양 여겨지게 됩니다.
이제는 그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는 자들을 향해 무식하다느니 어리석다느니 하며 큰 소리를 치게 되지요.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일본군 위안부의 존재를 부정하는 이들이 어떤 정신 활동의 과정을 거쳤을지 생각해보면 비슷하지 싶습니다.
아니면 5.18광주항쟁을 북한군이 개입해서 일으켰다고 믿고 떠들던 이들과도 비슷하지 싶습니다.
진실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아직 밝혀지지 않아서 희미할뿐입니다.
이데올로기는
그것이 아무리 뚜렷하고 명백한듯 해도
사실도 아니고 진실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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