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세계대전 후에 널리 퍼졌던 농담은 대다수 자유주의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이 설명을 가장 잘 예증하는 동시에 가장 잘 반박한다.
어떤 반유대주의자가 전쟁을 유대인이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맞습니다. 유대인과 자전거 타는 사람이 일으켰지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자전거 타는 사람은 왜요?”라고 이 사람이 물었다.
“그러면 유대인은 왜요?”라는 물음이 되돌아왔다. - 89
날조가 믿어진다는 사실은 그것이 날조라는 정황보다 더 중요하다. -91
- 한나 아렌트, <전체주의의 기원>, 한길사
날조나 조작도 문제이고
또 이것이 사실인양 믿어지고
널리 퍼지면서 강화되는 문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조차 확인을 거부하고
믿고 싶은 것만 믿고 주장하고 싶은 것만 주장하는
더 많은 정보나 자료는
믿음이나 주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만 이용
https://www.yna.co.kr/view/AKR20190416155000502
유대인 비밀 단체가 세계를 지배하려 한다거나
흑인 남성들이 백인 여성들을 정복하려 한다거나
노조와 빨갱이들이 국가를 전복하려 한다거나
세월호 유족이 정부로부터 10억을 받았다거나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전쟁을 일으켰다는 주장은 믿지 않으면서
이런 주장은 믿고 그에 기반해 확신을 가지는데는
그만한 심리적/정신적 이유가 있을 것
상상의 힘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 전파되는 상상력의 큰 영향은모든 사회에서 관찰되어 왔다. 편견으로 가득 찬 사람들은 말도 되지 않는 초자연적인 행위를 상상하는 능력에 제한이 없을 정도이다. 논란이 될 만한 일에 소문이 불붙으면,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메시지와 일치하는, 예를 들면 제단에 아기를 희생양으로 바치는 생생한 상상을 만들어 내곤 한다. 이런 상상은 전적으로 환상에 불과하지만, 집단 구성원들을 통해 신뢰가 더해지면 마치 그것을 실제처럼 경험하기도 한다.
...
아주 오래전에는 아동 고문이나 악마와의 약속에 대하여 별 증거도 없는 단순한 혐의만으로도 사람들의 상상력은 뒤흔들려지고 범인으로 여겨지는 사람들을 고문하고, 불태우고, 목 매달아 죽여도 무관하다고 여겨졌다. - 217
마음의 눈으로 보는 상상 속의 사건은 개인적으로 목격한 것만큼이나 실제적이다.
...
진짜 사건을 실제로 목격한 것과는 달리, 상상 속의 이야기는 합리적인 반추나 증거에 의존하지 않는다. 다른 신봉자들에 의해 확증이 제공되고, 의심하는 사람들의 반대는 무시된다. 잔인한 이야기들이 일으키는 이미지들은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그 영향력은 이야기 자체가 무서운 속성을 가지고 있고, 그 이야기를 믿는 사람들에게는 자신도 그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느끼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 218
역사적으로 어떤 집단을 마녀집단이라고 비난하면 통제받는 시민들에게 가난, 역병, 기근의 이유를 설명하기에 편리했다. 그래서 교회 혹은 정부가 자신이 비난 받지 않고 지위와 권력을 유지하려면 마녀광들을 자극하고 영속하도록 그들과 협력하곤 했다. - 220
- aron t. beck, <우리는 왜 분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학지사,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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