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착취.폭력/지배.착취.폭력-여러가지

음모와 억측, 그리고 공격과 투쟁

순돌이 아빠^.^ 2023. 2. 6. 22:44

반유대주의자들이 항상 그들 탓으로 돌리곤 하는 역할, 즉 정부를 세우거나 엎을 수 있는 비밀스러운 세계 권력이라는 저 날조된 역할

그러나 이런 주장보다 진리와 거리가 먼 주장은 없을 것이다. 권력에 대한 지식도 관심도 없던 유대인은 자기방어라는 사소한 목적을 위해 가벼운 압력을 가하는 외에 권력을 사용한다는 생각은 결코 해본 적이 없었다. - 117

- 한나 아렌트, <전체주의의 기원 1>, 한길사

my jewish learing

별다른 근거도 없어 보이는 유대인의 세계지배에 대한 음모론

그런데 문제는 이런 이야기를 믿고 퍼뜨리는 사람이 있을뿐만 아니라

유대인이 세계를 지배하려는 음모를 실행에 옮기고 있으니

우리도 국제적으로 이에 맞서는 싸움/전쟁을 벌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대인이 그렇게 힘이 세고 세계를 지배할만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면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한번 싸워보지도 못했을까요

평소에는 힘을 숨기고 있었더라도 위급한 상황에서는 그 힘을 발휘해야 하지 않았을까요

어쩌면 처음부터 그런 힘은 없었던 게 아닐까요

아주경제

흑인 남성들이 백인 여성들을 지배하려 한다느니

여자들이 남자들을 깔아뭉개려고 한다느니

빨갱이들이 나라를 뒤엎으려고 한다느니

동성애자들이 세계를 무너뜨리려 한다느니

 

이런 것을 그냥 혼자 생각으로만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 음모/억측을 내세우며 사람을 조직하고 싸우려 하고 공격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무언가 악마 같은 어둠의 세력 때문에 죽거나 망하게 생겼다는 거지요

죽거나 망하게 생겼으니 그냥 가만히 있지 말고 때려부수자는 겁니다

https://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206000 

 

"동성애는 적그리스도 음모"

서울대 기독인들 인권가이드라인=차별금지법 포럼 개최

www.newsnjoy.or.kr

정작 그들이 말하는 그 어둠의 세력은

아예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허상이거나

세계를 지배할 능력도 의사도 없는데도

분노의 대상이 되고 증오의 희생자가 되는 거지요

 

만약에 민주노총이나 전교조가 국가를 전복할 의도가 있고 그럴만한 힘이 있다면

왜 지난번 화물연대 파업 때 윤석열 정권이 노동자들을 공격하는데도

큰 힘을 못쓰고 쉽게 파업을 접었겠습니까

파업의 주요 요구사항이던 안전운임제는 없어졌구요.

민주노총에는 국가를 전복할 의도도 힘도 없는 게 아닐까요

kbs

2003년에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지요

이라크가 9.11을 일으켰던 오사마 빈 라덴+알 카에다를 지원하고 있다느니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가지고 있다느니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었구요.

거대한 음모가 지구를 뒤덮을 것처럼 했어요.

 

하지만 오사마 빈 라덴과의 연관은 헛말이었지요.

처음부터 있지도 않은 이야기를 퍼뜨린 거에요.

유대인이 모두 똑같지 않듯이 무슬림이나 아랍인이라고 해서 다 같은 건 아니에요.

 

게다가 미국이 이라크를 점령하고 샅샅이 뒤졌지만 대량살상무기 같은 건 없었어요

이라크가 정말 대량살상무기를 가지고 있었다면 그렇게 쉽게 전쟁에 패배하고

이라크 대통령 사담 후세인이 그렇게 쉽게 붙잡혀서 처형되진 않았겠지요. 

우주전쟁

안드로메다의 어느 별에서 온 우주인이 지구를 침공해서 

지구에 있는 모든 물을 가져가려 하니

지구방위대를 만들어서 싸우자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릅니다. 

 

안드로메다는 정말 존재합니다.

하지만 안드로메다에 우주인이 정말로 존재하는지 아닌지

그들이 왜 하필 지구의 물을 원하는지에 아닌지는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신념과 믿음이 강한 이들에게는 그것이 너무나 뚜렷한 사실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산타 할아버지가 존재한다고 철썩같이 믿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

그저 상상이거나 환상일 뿐이라고 여겨지는 것이

그들에게는 너무나 뚜렷한 현실로 느껴질 수는 있겠지요.

강한 믿음과 강한 공격성의 결합.

 

일단 믿기로 했고 적으로 규정했고 싸우기로 했으니

다른 논의나 확인 과정 같은 건 쓸모 없다고 할 수 있지요.

어떻게 해서 싸워 이길 것이냐만 남았다는 겁니다. 

 

이럴 때 가장 큰 문제는 그들이 말하는 어둠의 세력이 아니라

그렇게까지 미워하고 증오하고, 때려부수고 싶어하고 죽이고 싶어하는

그들 자신의 마음과 그들 자신의 행동일지도 모릅니다.

 

이것도 저것도 안 되면 도깨비나 마녀라도 찾아내서

욕을 하고 돌을 던지고, 감옥이나 수용소에 가두려고 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