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중을 꼼짝 못하게 만든 히틀러의 ‘마법의 주문’은 여러 번 지적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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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매력-”히틀러에게서 발산되는 거부할 수 없는 이상한 자력”-은 실제로 “이 사람의 자신에 대한 광적인 믿음”에 근거를 두고 있다. 다시 말해 그의 매력은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에 관한 그의 사이비 권위적인 판단에 근거하고 또 그의 견해들-흡연의 해로운 효과에 관한 것이든, 아니면 나폴레옹의 정책을 다루든 간에- 이 항상 모든 것을 포괄하는 이데올로기와 맞아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사람을 홀리게 하는 매력은 사회적 현상이다. 그리고 주위 환경을 꼼짝 못하게 만드는 히틀러의 매력은 그가 교제하는 특별한 사람들의 관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사회는 항상 어떤 사람을 그가 자처하는 대로 즉각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천재인 체하는 별난 사람은 항상 그렇게 받아들여질 기회를 가진다. 분별력의 결여를 특징으로 하는 현대사회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강화되엉서, 의견을 단지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의견들을 흔들림 없는 태도로 제시하는 사람은, 이제까지 그가 얼마나 자주 틀렸다고 하더라도, 여간해서 자신의 특권을 상실하지 않을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직접적인 경험에서 얻은 견해들의 혼돈을 알고 있는 히틀러는 다양한 견해들 사이에서의 무력한 동요와 “모든 것이 허튼소리라는 확신”이 현재의 수많은 견해들 중의 하나를 “매우 일관성 있게” 신봉함으로써 극복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와 같은 광신주의에 내재된 끔찍스러운 자의성은 사회에 대단한 매력을 행사한다. 왜냐하면 사회적 결사의 지속을 위해서 그것은 끊임없이 산출되는 견해들의 혼돈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 15
히틀러가 권좌에 오른 것은 다수결의 원칙에 보면 합법적이었다. 만약 그나 스탈린이 대중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면, 그들은 다수의 주민들에 대한 리더십을 유지할 수 없었고, 안팎의 수많은 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으며, 냉혹한 당내 투쟁의 수많은 위험과 용감하게 맞설 수 없었을 것이다. - 17
- 한나 아렌트, <전체주의의 기원 2>, 한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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