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모든 국가질서가 절대적 가치체인 천황을 중심으로 하여 연쇄적으로 구성되고, 위로부터 아래로의 지배의 근거가 천황으로부터의 거리에 비례하는, 가치가 점차적으로 희박화되는 곳에서 독재 관념은 오히려 생겨나기 어렵다.
왜냐하면 본재의 독재 관념은 자유로운 주체의식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대체적으로 그같은 규정되지 않은 개인이라는 것이 위로부터 아래에 이르기까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 내지 사회집단은 끊임없이 한쪽에서 규정되고 있으면서 다른 쪽을 규정한다는 관계 위에 서 있다.
전시하의 군부 관료의 독재라든지 전횡이라는 것이 크게 문제가 되고 있지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사실 혹은 사회적 결과로서의 독재와 의식으로서의 독재를 혼동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의식으로서의 독재는 반드시 책임의 자각과 결부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같은 자각은 군부에도 관료에도 결여되어 있었다. -59
- 마루야마 마사오, <현대정치의 사상과 행동>, 한길사, 2007
다른 사람이 보면 독재이지만
막상 당사자는 독재라는 생각 자체를 갖지 않을 수도 있는 것.
남들이 보면 사이비 범죄자이지만
막상 당사자는 신이고 하느님이고 귀하신 분이라고 여기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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