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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환경과 인간, 그리고 개인

순돌이 아빠^.^ 2023. 4. 19. 10:29

근대사회의 형성이라는 것은 당연히 중세적인 질서를 무너뜨려가는 측면과, 그 폐허 속에서 새로운 시민사회를 건설해가는 측면, 두 측면을 가지고 있지. 그런데 그 양면이라는 것은 그것이 수행되기 위한 사상적 전제로서, 무릇 사회의 질서나 제도 그리고 관습, 요컨대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적 환경이 모두 인간의 산물이며, 인간의 지성의 힘으로 바꾸어갈 수 있는 것이라는 자각이 생겨나는 것이 제일 먼저겠지.

중세처럼 인간이 출생이나 신분에 의해서 위계적으로 위치지어져서 사회관계가 고정되어 있는 곳에서는, 그런 인간의 사회적 환경이 마치 신이나 해나 별이나 달과 같은 자연적 실재성을 띠고서 인간을 둘러싸고 있었지. - 436

어쨌거나 중세나 동양의 옛날 사상에도 있는 (군주와 백성 사이의) 군민 계약설 같은 것으로부터, 근세의 사회계약설이 결정적으로 구별되는 점은, 개인을 유일한 자연적 실재로 보고, 사회관계를 모두 개인의 목적의식적인 산물로서 이해해간 것이지. 
원자론적인 사유방법은 비역사적이라든가 기계적이라든가 하여 후세에 자못 평판이 좋지 않지만, 거기서 철저하게 인간을 환경으로부터 분리시켜서 생각했기 때문에, 뿌리깊게 얽혀 있던 인습이나 역사적 관행을 단절하는 주체적인 에너지도 생겨났던 것이지. 물론 거꾸로 그런 생각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봉건적인 사회관계의 해체의 징표이며, 자연과학적 방법의 영향이나 다양한 계기를 같이 생각하지 않으면 안되겠지만 말이야. - 437

- 마루야마 마사오, <현대정치의 사상과 행동>, 한길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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