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제국의 도전 / 한울
이 책은 소셜리스트 레지스터(Socialist Register)라는 잡지의 내용 가운데 일부를 번역해서 만든 책입니다. ‘소셜리스트 레지스터’는 잡지는 잡지인데 연간지라고 하네요.
옛날에는 제국주의 하면 식민지를 떠올렸지만 실제로 요새는 미국이 하는 꼴만 봐도 제국주의가
꼭 식민지를 만들지는 않지요. 또 레닌은 제국주의가 자본주의 발전의 최고 단계에서 나타나는 거라고 했는데 웬 걸 최고 단계는커녕
자본주의가 제국주의 통해 성장하고 발전해 왔다고도 하네요. 또 제국주의 하면 식민지에서 상품을 판매하고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요새 돌아가는 꼬라지를 보면 제국주의 지배의 대상이 되는 지역이 노동력의 공급처보다는 자본의
투자처로써 역할을 많이 하기도 하지요.
그리고 요새 제국주의의 가장 큰 특징은 미국이라는 하나의 국가가 거의 전 세계를 쥐락펴락
한다는 거죠. 유럽이니 일본이니 중국이니 러시아 등등이 미국한테 작은 일에서는 버팅겨 볼 수는 있지만 예전의 소련만큼 미국에
대항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죠.
미국이 20세기의 대부분에 걸쳐 단지 공산주의에 대항하여,
그리고 20세기 후반 급진적 민족주의에 대항하여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고 싸운 것만이 아니다. 미국은 핵심적으로 자본주의
대항국들에 대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그리고 세계 자본주의체제의 유일한 설계자로서의 위치를 점하기 위해 싸워왔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 95쪽
책의 앞부분이 제국주의 이론에 관한 것이 많았다면 뒷부분은 실제 사례와 관한 것이 많습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미국의 빵빵한 군사력 그리고 미국이 왜 석유를 그토록 차지하려고 하는 지 등에 대해서도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여덟 번 째 글의 제목이 [생태 제국주의: 자본주의의 저주]입니다. 제목 그대로
제국주의와 자본주의가 어떻게 생태계를 파괴하는지, 미국이 어떻게 생태계를 지키려는 운동을 방해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 나옵니다.
이 글의 마지막 결론이 재미있는데요,
결국 풀어야 할 저주는 자본주의 그 자체인 것이다. - 300쪽
마지막 글 [‘미국화’의 한계와 모순]은 참 재미있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미국 문화가 세계를
꿀꺽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물론 방글라데시나 이집트의 젊은이들이 테레비에서 미국 문화를 접하고
그들을 따라하려고도 하지만 또 거꾸로 테레비에서 나오는 미국 문화를 보면서 미국을 욕하고 있다는 거죠.
미국의 팝 문화가 미국의 대외정책을 지원할 것이라는 가정은
갱스터랩이 로스앤젤레스의 경찰력에 대한 존경심을 고취시킬 거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이란 혁명 당시 무장세력 중에는 미국에서
공부하는 대학생들이 많았고, 이들 중 일부는 테헤란의 미 대사관에 침입해 미국 직원들에 대한 인질극에 가담했다. - 322,
32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