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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리크 알리- 근본주의의 충돌

순돌이 아빠^.^ 2009. 12. 5. 21:24

근본주의의 충돌 / 타리크 알리 / 미토

요즘 탈리반에 대해서 얘기하면 미국이 어떻게 탈리반의 성장을 도왔고, 그래서 미국에게 어떤 책임이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러면 탈리반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떤 분은 ‘그냥 테러리스트라고만 하기에는 좀 그렇지 않나요? 그래도 한 나라를 집권하고 있던 정치세력인데...’라고 하시더라구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탈리반의 성장과 집권 과정에 대해서는 얘기가 많으니깐 일단 빼기로 하구요, 저의 대답은 미국이 테러리스트면 탈리반도 테러리스트라는 겁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미국은 세계판 탈리반이고, 탈리반은 아프가니스탄판 미국입니다. 미국에 맞서 싸운다는 것만으로는 그것이 곧바로 착한 편이 되지도 나쁜 편이 되지도 않습니다. 지금 우리 앞에는 미국과 탈리반이라는 두 개의 큰 문제 집단이 있는 거죠.

이 책은 남아시아, 서아시아 등의 역사와 정치, 미국 제국주의와 이슬람 등에 관한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미국이 이슬람을 ‘테러리즘’이라고 부르는 것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이슬람의 이름으로 벌어지는 황당한 일들에 대해서도 동의할 수 없는, 그래서 ‘그러면 어떻게 하지?’ 싶은 분들이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책의 앞부분에 나오는 한 구절은 제 마음에 큰 울림이었습니다.
뉴욕에서 에드워드 사이드와 대담을 하며 내용을 녹음하는 자리가 있었다. 우리는 1917년이 20세기를 규정하는 해라는데 동의했다. 내게 20세기를 형성한 사건은 러시아혁명이었고, 사이드에게는 벨푸어선언이었다. - 58쪽

그리고 책의 끝부분에 나오는 한 구절도 제게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우리에게는 광적인 보수주의와 근본주의자들의 후진성을 쓸어버릴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오늘날 서구에서 제시하는 사상보다 더 진보적인 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사상에 이슬람 세계를 개방시키는 이슬람 종교개혁이 절박하게 필요합니다. 이슬람 종교개혁을 위해서는 엄격한 정교분리, 성직자 집단의 해체, 이슬람 문화 전체의 집단적 소유물인 쿠란을 해석할 권리를 달라고 주장하는 무슬림 지식인들, 자유롭고 합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자유와 상상력의 자유 등이 필요할 것입니다. - 507~50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