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낱말이 의미하는 바의 핵심은 물론 성적 결합을 목적으로 삼는 성애(性愛)(사람들이 흔히 사랑이라는 부르고, 시인들이 노래하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그러나 이것-어쨌든 <사랑>이라는 이름을 공유하고 있는 것-에는 성애만이 아니라 다양한 사랑이 포함되어 있다. 한편으로는 자기애가 있고, 또 한편으로는 부모와 자식에 대한 사랑, 친구에 대한 우정, 보편적 인간애, 구체적인 대상과 추상적 관념에 대한 헌신이 있지만, 우리는 이런 다양한 사랑을 구별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경향이 동일한 본능적 충동의 표현이라는 정신분석학의 연구 결과는 성애와 그 밖의 사랑을 구별하지 않는 것을 정당화해 준다. 남녀 관계에서는 이 본능이 성적 결합이라는 목적을 향해 나아가지만, 다른 상황에서는 이 목적이 다른 목적으로 방향을 바꾸거나 이 목적에 도달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 본능의 본래적 속성(예를 들면 사랑하는 대상에 접근하고자 하는 갈망이나 자기 희생 같은 것)은 그 동일성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보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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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를 인간성에 굴욕과 창피를 주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성을 부끄러워하는 것에 무슨 가치가 있는지, 나는 이해할 수 없다.
- 프로이트, '집단 심리학과 자아 분석'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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