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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 - [쾌락원칙을 넘어서]

순돌이 아빠^.^ 2012. 6. 29. 17:34


프로이트, '쾌락 원칙을 넘어서', <쾌락 원칙을 넘어서>, 열린책들, 1998



1.
정신분석학의 이론에 따라 우리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정신적 사건이 걷는 길이 쾌락 원칙에 의해서 자동적으로 규정된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그러한 사건의 진로가 항상 불쾌한 긴장에 의해서 조절되고 최종 결과는 긴장의 완화-즉, 불쾌를 피하고 쾌를 얻도록 방향을 잡는다고 믿는다. - 9

우리는 쾌와 불쾌를 마음속에 존재하나 어떤 방식으로 <묶이지> 않은 흥분의 양과 연결시키기로 했고, 또한 불쾌는 흥분의 양의 <증가>에, 그리고 쾌는 그것의 <감소>에 해당되도록 연결시키기로 했다. - 10

감정을 결정하는 요소는 아마도 <일정한 시간 내에> 있었던 흥분량의 증가나 감소의 정도일 것이다. - 11

만약 정신 기관의 작업이 흥분의 양을 낮은 상태로 유지하려는 방향으로 이루어진다면, 그 양을 증가시킨다고 생각되는 것은 어떤 것이나 그 기관의 기능에 역행하는 것으로, 다시 말해서, 불쾌한 것으로 느껴질 것이다. 쾌락 원칙은 항상성의 원칙에서 나온다. - 12

자아의 자기 보존 본능의 영향하에서 쾌락 원칙은 <현실 원칙>으로 대체된다. 현실 원칙이 궁극적으로 쾌락을 성취하겠다는 의도를 포기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쾌락에 이르는 길고 간접적인 여정의 한 단계로서 만족의 지연, 만족을 얻을 수 있는 많은 가능성의 포기, 불쾌를 잠정적으로 참아 내야 하는 일을 요구하고 실행한다. - 13, 14


2.
심각한 기계적 충격, 철도 사고, 그리고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는 기타 사고를 겪은 후에 발생하는 상황은 오랜 시간을 통해 알려지고 기술되었다. 그런 상황은 <외상성 신경증>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 16

이것들은 각각이 위험과 맺는 관계 속에서 분명하게 구분될 수 있다. <불안>은 그것이 알려지지 않은 것일지라도 어떤 위험을 예기하거나 준비하는 특수한 상태를 일컫는 것이다. <공포>는 두려워할 지정된 대상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경악>은 어떤 사람이 준비 태세가 되어 있지 않은 채 위험 속에 뛰어 들었을 때 얻게 되는 상태에 붙여진 이름 - 17

어린아이들의 놀이를 더 고려...놀이 속에서 그들은 실제 생활에서 그들에게 큰 인상을 끼쳤던 것은 무엇이든 반복하며, 이러한 반복을 통해 그 인상의 강도를 소산시키고 자신들이 그 상황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 그들의 모든 놀이는 그들을 항상 지배하고 있는 욕망, 즉 어른이 되어서 어른들이 하는 것을 할 수 있게 되고자 하는 욕망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 것이 분명하다. - 23

어린 아이가 경험의 수동성에서 놀이의 능동성의 상태로 변화해 감에 따라 그는 불유쾌한 경험을 그의 놀이 친구에게 전이시킨다. 그리고 그는 이런 방식으로 대체도리 인물에 복수하는 것 - 24


3.

의사는 환자로 하여금 잊혀진 삶의 일부를 재경험하도록 해줘야 한다. 그러면서도 환자가 어느 정도의 초연함을 유지하도록 돌봐 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환자에게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사실처럼 보이는 것이 실은 잊혀진 과거의 반영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줄 수 있기 때문 - 26

무의식-다시 말해서, <억압도니 것>-은 치료의 노력에 대해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는다. 실제로, 무의식 그 자체는 자신을 내리누르는 압력을 뚫고 의식 쪽으로 밀고 올라가거나 어떤 실제적 행동을 통해 그 기운을 발산시키는 일 외에 다른 노력을 하지 않는다. 치료 도중에 나타나는 정항은 원래 억압을 성취시켰던 것과 동일한, 의식의 상층부와 조직에서 나온다. - 27

만약 우리가 의식과 무의식 사이가 아니라 일관성 있는 <자아>와 <억압된 것> 사이에서 어떤 대조점을 찾는다면 명확성의 결핍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자아의 많은 부분이 그 자체로 무의식이고 특히 자아의 핵이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이 그렇다. - 27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인 자아의 저항은 쾌락 원칙의 지배하에 운용된다. 그래서 저항은 억압된 것이 풀려서 생기게 되는 불쾌를 피하려고 한다. 반면에 <우리들의> 노력은 현실 원칙에 호소함으로써 그 불쾌를 참아 내는 쪽으로 치우친다. - 28

반복 강박이 쾌락의 가능성을 전혀 포함하고 있지 않은 과거의 경험, 그리고 억압된 본능 충동에조차도 만족을 가져올 수 없었던 과거의 경험을 회상해 낸다는 것 - 28


4.
정신분석의 사색은 무의식적 과정을 조사하여 얻은 인상, 즉 의식은 정신 과정의 보편적인  속성이 아니고 그것의 특수한 기능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그 출발점으로 삼는다. - 34

의식이 산출하는 것은 외부 세계로부터 오는 자극의 지각과 정신 기관 내부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쾌와 불쾌의 감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 34

자극에 <대한 보호>는 자극<의 받아들임>보다 유기적 생명체에 더 중요한 기능이다. 보호 방패는 그 나름의 에너지를 공급받고 있으며, 외부 세계에서 작동하는 어마어마한 에너지의 위협적 산물에 대항해서 그 보호막 속에서 작동하는 에너지의 특수한 변형의 틀을 보존하는 데 특별한 노력을 쏟는다. - 38

자극을 <받아들이는> 주된 목표는 외부적 자극의 방향과 성격을 알아내려는 데 있다. - 38

우리는 무의식적 정신 과정이 그 자체로 <무시간적>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 말은 우선 그 정신 과정에서는 시간적으로 질서가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의미이고, 시간이 어떤 방식으로도 그 과정을 변화시키지 않으며 시간의 개념이 그것에 적용될 수 없다는 뜻 - 39

두 가지 확실한 결과...첫째, 쾌와 불쾌의 감정이(이 감정은 정신 기관의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에 대한 지표가 된다) 모든 외부의 자극을 압도한다. -40, 41

둘째, 불쾌가 너무 지나치게 증가시키는 내적 흥분을 다루기 위한 특별한 방법이 도입된다. 즉, 그 흥분이 안에서가 아니라 밖에서 작용하는 것처럼 그것을 다루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외부 자극에 대한 방패가 내부 흥분에 대한 방어 수단으로서 작동하도록 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병리 과정의 인과론에 큰 역할을 하는 <투사Projektion>의 근원이다. - 41

우리는 방어 방패를 꿰뚫을 정도로 강력한 외부의 자극을 <외상적>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외상(外傷)의 개념은 자극에 대해서 효과적으로 대처하던 장벽에 어떤 파열구가 생겼다는 사실을 필연적으로 시사하게 될 것이다. 외적 외상과 같은 사건은 유기체의 에너지 기능에 대규모의 혼란을 초래하고 가능한 모든 방어 장치를 가동하게끔 한다. 이와 동시에 쾌락 원칙은 당분간 활동이 정지된다. - 41

육체적 고통을 수반하는 특수한 불쾌는 아마도 보호 방패의 어떤 특정 지역이 뚫린 결과일 것...리비도 집중된 에너지가 사방에서 모여들어 그 갈라진 틈 주위에 고도로 리비도 집중도니 에너지를 제공한다. 따라서 대규모 <리비도 반대 집중>이 형성되는데 이것 때문에 다른 정신 조직들은 빈곤하게 된다. 그래서 나머지 정신 기능들은 심하게 마비되거나 축소되고 만다. - 41, 42

우리가 지금까지 논의해 왔듯이, 외상성 신경증에서 나타나는 꿈이나 정신분석 과정에서 새겨나 어린 시절의 정신적 외상을 연상시키는 꿈들을 소원 성취의 예로 분류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이 꿈들은 차라리 반복 강박 원리에 따라 발생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45

5.
만약 농담을 두 번 듣는다면 그것은 거의 아무런 효과도 내지 못한다...새로움이야 말로 항상 즐길 수 있는 조건이다. 그러나 어린이들은 어떤 어른이 그들에게 보여 주었거나 그들과 함께 한 바 있는 놀이를 반복해 달라고, 그 어른이 지칠 때까지 줄기차게 졸라 댈 것이다. - 49

<본능은 이전의 상태를 복원하려는 유기적 생명체에 내재한 어떤 충동인 것처럼 보인다> - 51

어떤 물고기들은 산란기에 지금까지 그들이 살아온 거처에서 멀리 떨어진 특정한 물 속에 알을 낳기 위해서 대단히 힘든 이주 여행을 감행 - 51





그 목표는 <옛> 상태, 즉 과거 어느 시점에서 생명체가 떨어져 나왔고 또 지금까지 발전해 나온 길을 굽이굽이 거슬러 돌아가려고 하고 있는 그 어떤 처음의 상태에 있음이 틀림없다. 만약 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내적인> 이유로 인해서 죽는다-다시 한번 무기물이 된다-는 것을 하나의 예외 없는 진리로서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모든 생명체의 목적은 죽음이다>라고 말하고 또한 뒤를 돌아보면서 <무생물체가 생물체보다 먼저 존재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을 것 - 53


6.
개개의 세포들은 죽을 수밖에 없는 경우라도 세포들의 집단은 살아 남을 수 있다. 두 단세포 생물의 잠정적인 결합인 접합 역시 양쪽 모두에게 생명을 보존하고 다시 젊어지게 하는 효과를 끼친다는 말을 우리는 이미 들은 바 있다. - 69

이런 식으로 자아 속에 자리잡은 리비도는 <나르시시즘적>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물론 이 나르시시즘적 리비도는 역시 이 말의 분석적 의미에서 성적 본능이 가진 힘의 표현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필연적으로 처음부터 그 존재가 인식되었던 <자기 보존 본능>과 동일시 되게 되었다. - 72

만약 자기 보존 본능 역시 리비도적 성격을 띤다면, 리비도적 본능 외에 다른 본능은 도대체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아무리 살펴봐도 다른 본능은 보이지 않는다. - 73

정신 생활 및 신경 생활 전반의 지배적인 경향은 자극 때문에 생긴 내적 긴장을 줄이거나 일정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 혹은 그것을 제거하는 것이다(이것이 바바라 로우의 용어를 빌리자면 <열반 원칙>이다). 이러한 경향은 쾌락 원칙 속에서 발견된다. 우리가 이 사실을 인정하는 것, 그것이 죽음 본능의 존재를 믿는 가장 강력한 이유 중의 하나이다. - 78

성적 생활이 지향하는 과정의 본질은 두 세포체의 결합이다. 그것만이 고등 생물에게 살아 있는 물질의 불멸성을 보장해 주는 것 - 79

7.
반복의 본능적 과정과 쾌락 원칙의 지배성의 관계 - 86

우리는 또한 다음과 같은 시인의 말 속에서 과학적 지식이 더디게 발전하는 데 대한 위안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날아서 도달할 수 없는 것은 절뚝거리면서 도달해야 한다....... 그 책은 우리에게 발을 절뚝거리는 것이 죄가 아니라고 말해 주고 있다. - 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