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는 당과의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 조처들을 취하였다. 즉 김법민(김춘추의 맏아들, 뒤의 문무왕)을 당에 보내어 진덕여왕이 비단에 짠 ‘태평송太平頌’을 바침과 동시에 백제를 칠 것을 다시 요청하였던 것 같고(진덕여왕 4년, 650), 또 김인문(김춘추의 둘째아들)을 당에 보내어 숙위(宿衛)케도 하였다(진덕여왕 5년, 651). 그리고 그후 그의 매년 당에 사신을 파견하여 당군의 출동을 고대하고 있었다.
......
신라의 끈질긴 요청에도 불구하고 당이 백제를 침략할 계획을 미루어온 것은 고구려를 직접 침략하려는 미련을 버리지 못한 데 원인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거듭된 고구려 침략이 실패하자, 당은 드디어 신라의 요청대로 백제를 먼저 침략하기에 이른 것이다.
......
신라와 당이 일종의 군사동맹을 맺을 때, 백제와 고구려를 멸한 뒤에 그 영토를 처리하는 데 있어서도 일종의 약속이 되어 있었다. 즉 적어도 평양 이남의 땅은 신라가 차지하기로 되어 있었던 것이다.
......
진덕여왕 2년(648)에 김춘추가 당으로 갔을 때, 당태종은 “평양 이남의 백제 토지는 모두 그대 신라에게 주어 길이 안일(安逸)케 하리라”고 했다 한다(<삼국사기> 7 문무왕 11년 7월 26일 조에 실린 문무왕이 설인귀(薛仁貴)에게 보낸 답서).
- 이기백․이기동, <한국사강좌1-고대편> 가운데
삼국통일이니 뭐니 해도 결국 신라와 당이 협력해서 고구려와 백제를 정복해서 나눠 먹은 거.
귀족들을 위한 국가,
국가를 위한 전쟁,
전쟁을 위한 외교.
신라가 바쳤다는 태평송은 이런 내용이었다고...
大唐開洪業 위대한 당나라가 제업(帝業)을 열었으니
巍巍皇猷昌 드높은 황제의 경영이 창성하구나
止戈戎衣定 천하를 평정하여 전쟁을 종식시키고
修文繼百王 문치(文治)를 닦아서 백왕을 계승하였네
統天崇雨施 천하를 통어(統御)함에는 생성(生成)을 숭상하고
理物體含章 만물을 다스림에는 함장을 체현(體現)하도다
深仁諧日月 깊은 인덕(仁德)이 일월과 조화를 이루고
撫運護時康 시운(時運)을 어루만져 순리와 화평을 다져라
幡旗何赫赫 나부끼는 깃발은 어이 그리도 빛이 나며
鉦鼓何鍠鍠 징과 북소리는 어이 그리도 쾅쾅거리는고
外夷違命者 외방의 오랑캐로서 명을 어기는 자는
剪覆被天殃 천벌(天罰)을 받아서 멸망하고 말리라
淳風凝幽顯 순후한 풍속이 유계(幽界)와 현계(顯界)에 엉기고
遐邇競呈祥 멀리서 가까이서 다투어 하례를 올리는구나
四時和玉燭 사철의 기후가 임금의 밝은 덕에 화합하고
七曜巡萬方 해와 달과 별들이 일만 나라들을 순행하네
維岳降宰輔 산악의 정기가 보필할 재상을 내리고
維帝任忠良 임금은 어질고 성실한 인재를 쓰도다
五三成一德 삼황과 오제의 덕을 하나로 합쳐 이루었으니
昭我唐家皇 우리 당나라 황제의 가문이 진정 찬란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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