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과 변화

고전기 아테네와 제정기 로마에서는, 주인의 임의적 재산처분을 규제하려는-따라서 노예를 보호하는 듯이 보이는-시도들도 있었다. 우선 두 사회가 공히(제3자는 물론) 주인의 고의적인 노예살해를 규제 혹은 처벌했을 뿐 아니라, 가혹행위를 당한 노예가 성소聖所에 피신할 권리를 인정해 주었다. 특히 제정기 로마에서는 가혹행위 일반이 강하게 규제되는 추세를 보였다. 남자 노예의 거세가 금지되는가 하면, 여자 노예에게 매춘부나 배우 같은 수치스러운 직업을 강요할 수도 없었다...노예에 대한 불필요한 가혹행위를 줄임으로써, 노예들의 반란의 위험을 피하는 효과도 의식했을 터인데, 특히 노예 반란을 체험했던 로마 사회에서 더욱 그랬을 것이다.

- '김경현, '서양 고대세계의 노예제', 역사학회, <노비.농노.노예> 가운데

농노화가 차츰 진전되고 확립되면서부터는 농민들의 저항은 이같은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대대적인 봉기 혹은 농민전쟁의 형태를 띠게 되었다...봉기에 가담한 것은 까자끼, 농노, 도주농민, 노예, 구신도, 소수민족, 광산이나 수공업 작업장의 노동자, 도시의 하층민들로서, 봉기세력은 농노제를 철폐하고 악덕지주와 관리를 처단하며 모든 토지를 농민들에게 분배할 것 등, 곧 ‘토지와 자유’란 말로 집약될 수 있는 요구조건을 내걸고 파죽지세로 광범한 지역을 휩쓸며 수도로 진군해 가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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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르정부는 19세 중반이라는 시점에서 농노제가 이제는 엄청난 유지비용을 유지하는 제도임을 깨닫게 되었다. 농민봉기가 진압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다기보다는, 이를 진압해서 계속 유지되는 체제 자체가 전제정을 위해서도 더 이상 생산적이지 못하다고 여겨지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정부는 지주층의 이익을 부분적으로 침해하는 한이 있더라도 봉건적, 신분제적 원칙에 바탕을 둔 국민경제를 근대화시켜야 하며, 장기적으로 농민층과 상공업계층을 비롯한 사회집단들에게 최소한의 자율적 영역을 허용해 줌으로써 전제정부에 대한 사회적 동의를 확보하고자 하는 시도밖에 남아있지 않음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 한정숙, '동유렵형 농노제 - 러시아의 경우를 중심으로', 역사학회, <노비.농노.노예> 가운데

1862년 전국적 농민항쟁에서 비롯된 사회문제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가 대원군정권의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 그러므로 집권 초기 대원군정권은 수령․서리에 대한 통제책 실시, 토호․서원과 궁방 등 향촌사회 내에서 행사되는 사적 권력에 대한 억제정책을 강력히 시행하는 한편, 부세제도와 운영을 개선하여 향촌사회를 안정시키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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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2년 전국적 농민항쟁을 경험한 뒤 농민들의 향촌사회에서의 역량을 크게 고양되었다. 농민들은 민회民會나 민소民所 등의 농민자치기구를 통하여 향촌운영에 참여하고 있었다. 또한 감영에서도 세도정권기처럼 대부분 민의 의송議送을 외면하고 일방적으로 수령을 옹호하고 있었던 것과는 달리, 수령이나 서리의 부정을 고발하는 의송議送이 올라가면 수령을 곧 파직하고 대부분 민의 입장을 수용하고 있었다.
- 고동환, '대원군집권기 농민층 동향과 농민항쟁의 전개', 한국역사연구회, <1894년 농민전쟁연구 1-농민전쟁의 사회경제적 배경> 가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