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의 관계를 멀리하고 성욕을 억제하려는 태도, 국가와 지도자에 대한 충성, 부정부패에 대한 혐오와 청렴결백에 대한 집착, 폭력의 적극적 사용과 정당화 등의 면에서 정약용의 심리 상태를 분석해 보는 것도 좋을 듯.
독일 파시스트들이 보였던 국가와 지도자에 대한 경외와 충성, 환상과 나르시시즘, 국민들에 대한 지배 행위와 이데올로기 등을 정약용의 목민심서와 비교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
목민심서의 정약용은 파시스트들과 상당히 말이 잘 통했을 듯.
한 인간으로, 그의 심리 상태로 봤을 때 정약용은 참 불쌍한 사람은 아닐지...
정민화가 감사로 있을 때 반드시 조복(朝服)을 입고 아전과 백성을 대하며 이렇게 말했다.
“임금의 명령을 받고 지방에 파견 나와서 몸에 교서(敎書)를 받들고 있는 터에, 평복을 입고 스스로를 편안하게 하는 것은 임금을 공경하는 자세가 아니다.”
또한 초하루와 보름에 임금님 계신 곳을 향해 요배(遙拜)할 때는 반드시 목욕재계하고 공경을 다하여 실로 임금의 뜰 앞에 가까이 있는 듯이 했다.
......
조극선이 온양 군수가 되었을 때 인조대왕의 국상이 있었는데...군내에 통첩을 보내 말하기를 “예에 이른바 방상方喪이라는 것은 친상(親喪)과 엇비슷하다는 뜻이다. 이제 마을에서는 잔치를 열고 술을 마시며, 장가가고 시집가며, 노래 부르고 춤추며, 고기 잡고 사냥하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 혹시라도 예율을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했다.
- 정약용, <목민심서> 가운데우리 임금은 부모이며 우리 백성은 자녀이다.
- 같은 책정약용이 정민화와 조극선의 사례를 든 것은 단순히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수령들이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음.
가부장제 봉건 사회에서 남성 동맹이 왕:관료, 왕:백성, 관료:백성을 부모:자식 관계처럼 만듦. 왕이 부모가 아님에도 부모처럼
여기라는 것. 가족 안에서 아버지가 자식을 지배하듯, 왕과 관료 집단이 백성들을 지배하는 체계. 다른 공간에서 벌어지는
동일한 체계.
왕이라는 한 개인의 죽음을 국상,
곧 국민 전체가 상을 당한 것처럼 하라고 강요. 국상이라는 이데올로기를 투입
지배자의 죽음을 계기로 잔치, 음주, 결혼 등 국민의 일상생활을 통제. 생활과 행동을 규제하고 특정한 행위를 하도록 함으로써 국민들이 지배하기 수월한 형태의 의식과 정서를 갖도록 조작.
......
법(法)이란 임금의 명령이니, 법을 지키지 않음은 곧 임금의 명령을 쫓지 않는 것이다. 신하 된 자가 어찌 감히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 - 122
.......
확고히 법을 지켜서 굽히지도 말고 빼앗기지도 아니하면, 문득 인욕(人慾)이 물러나고 천리(天理)가 흐르듯 행해질 것이다.
- 같은 책
임금(지도자)에 대한 사랑과 충성. 지배자의 명령인 법에 대한 신뢰와 복종.
정승 정지화가 광주부윤이 되었을 때 전임 부윤이 뇌물을 받아먹다가 옥에 갇혀 조사를 받게 되었다. 정지화가 이 사실을 밝히는 일을 맡아서 몸소 어지러운 장부를 열람하다가 한 가지 일이라도 전임자를 편들어 말할 만한 것을 발견하면 좋아하며 말하기를 “교대하는 의리는 형제의 우애와도 같으니, 이것으로 그의 생명을 구해 봐야겠다”하고는 드디어 감사에게 온 힘을 다해 둘러대 그를 사형에서 벗어나도록 했다.
- 같은 책
한 임금을 모시는 관료들 사이의 가족과 같은 동료애.
우선 아버지의 정치적․경제적 지위는 아버지와 나머지 가족 구성원과의 가부장적 관계에 반영된다. 권위주의적 국가는 자신의 대리인인 아버지를 모든 가족에 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가족이 국가의 가장 가치 있는 권력 도구가 된다...아버지는 윗사람에게 복종하는 태도를 아이들, 특히 아들에게서 새롭게 만들어낸다. 이런 관계로부터 지도자에 대해 수동적이고 복종하는 소시민적 인간들의 태도가 솟구쳐나와 형성된다.
...
대중심리학적 관점에서 볼 때, 민족주의적인 지도자는 민족의 화신을 의미한다...또한 그 지도자가 대중들 개개인에게 정서적인 가족적 유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방법을 이해했을 때만, 그는 권위주의적 아버지상을 획득할 수 있다. 그 지도자는 엄격하지만 보호를 제공하는, (아이들이 보기에) 품위 있는 예전의 아버지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모든 정서적 태도를 끌어낸다.
- 빌헬름 라이히, <파시즘과 대중심리>교회(편의상 가톨릭 교회를 본보기로 삼고자 한다)와 군대는, 다른 점에서는
아무리 다르다 해도, 구성원 모두에게 평등한 사랑을 똑같이 베푸는 우두머리-가톨릭 교회의 경우에는 그리스도, 군대의 경우에는
사령관-가 있다는 환상이 통용된다는 점에서는 똑같다. 모든 것은 이 환상에 달려 있다. 환상이 사라지면, 교회와 군대는 외부의
힘이 도와주지 않는 한 붕괴되고 말 것이다.
......
교회와 군대라는 인위적인 집단에서 개인은 한편으로는 지도자(그리스도나 사령관)와 리비도적 결합으로 묶여 있고, 또 한편으로는 집단의 다른 구성원들과 리비도적 결합으로 묶여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 프로이트, <집단 심리학과 자아 분석>
'지배.착취.폭력 > 지배.착취.폭력-여러가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배와 관료제 (0) | 2013.05.09 |
---|---|
지배자의 이상 심리 (0) | 2013.05.09 |
성균관, 국가의 지배와 수탈 (0) | 2013.05.07 |
부르주아 사회, 착취와 수탈 (0) | 2013.05.02 |
유년공과 소년공 (0) | 2013.0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