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평화.함께 살기/생명.인간.마음

묘자리. 풍수지리. 명당

순돌이 아빠^.^ 2013. 5. 13. 08:11

정선이 말했다. “세상 사람들이 진(晉)나라 곽박의 풍수설에 홀려 좋은 터를 탐내어 구하느라 몇 해가 지나도록 어버이를 장사지내지 못하는 자가 있는가 하면, 이미 장사지낸 무덤 터가 불길하다 하여 무덤을 한 번 파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서너 번이나 옮기는 자도 있다. 또 묏자리를 다투느라 소송을 벌여 어버이의 시신이 땅에 들어가기도 전에 집안이 이미 뿔뿔이 흩어지는 일이 있고, 심지어는 형제 사이에 화복이 저마다 다르다는 풍수의 말에 빠져 골육(骨肉)이 서로 원수가 되는 일도 있다.”

- 정약용, <목민심서> 가운데



묘자리를 잘 쓸려고 하는 건 부모를 위한 일이 아니라 자식인 곧 자신들을 위한 일. 낳고 기르신 부모가 죽었는데, 부모의 혼을 위로하고 편히 쉬시라는 마음보다 자신의 이익을 더 챙기는 것.

묘자리 잘 쓸 생각하기보다 떠나간 사람을 한 번 더 떠올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



만약 명당이란 것이 정말 존재하고, 그 명당이 인간의 길흉화복을 규정한다면

왜 조선의 왕들은 그리 독살을 당하고, 왜 조선은 그렇게 망했을까?


목사나 중이 허황된 말로 신도들을 현혹하듯

사주니 풍수지리니 명당이니 하는 것들도

타인을 현혹하여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자들이 하는 짓은 아닌지


허황된 것을 믿고, 그것에 매달리다

정작 소중한 관계와 마음을 잃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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