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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권력과 지배 구조

순돌이 아빠^.^ 2013. 11. 9. 08:36

남편 집에 들어서자마자 신부는 남성 지위에 따라 권위와 명성이 정해지는 여성의 세계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고자 노력해야만 했다. 최고 권위자는 시아버지나 시할아버지였으며 그에 필적하는 사람이 시어머니였다. 시어머니는 어린 신부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인데, 신부가 가장 낮은 위치에 있는 반면 시어머니는 여성 사회의 특권과 권위 면에서 최고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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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실한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명령을 잘 따르고 꾸중을 들을 만한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하였으며, 말대꾸로 불복종을 표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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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족의 경우 여러 형제가 함께 살았는데, 이들의 위치는 출생 순서에 따라 고정되어 있었다. 장남은 최고의 권위를 가졌는데, 장남이 모든 의식의 계승자로서 출계의 주요 선상에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형제간에 내재되어 있는 경쟁자로서의 의식은 형이 동생에게 복종을 요구하는 우애라는 개념으로 순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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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며느리는 자신의 아들이 적통권을 이어받으므로 자연히 최고 자리를 차지했으며 다른 동서들이 갖지 못한 의례에 관한 특권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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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를 이를 아들을 낳은 후라야 비로소 여성은 자신의 의무를 다한 것으로 인정받아 어머니로서 권위와 신임을 얻으며 남편과 더불어 자식 세대로부터 존경과 복종의 표시인 효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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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적 관점에서 보면 가족은 법적으로 자기충족적 단위였다. 가정에서는 평화가 유지되어야 하며 가족의 위계구조와 남성 중심적 권위 분배 구조를 강조하는 이데올로기적 가치로 구성원 간의 갈등을 완화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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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주에게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불화를 조정하며, 가족 구성원이 제자리를 지키고 서로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도록 하는 결정적 책임이 있었다. 세대주의 권위를 권위자에게 대항하는 가족 구성원을 중벌에 처할 수 있는 법적 규정에 따라 공식적으로 유지되었다. 사법적으로 가족 구성원 중 아들, 남동생, 부인 하인같이 이른바 가정 영역에서 권위가 없는 이들이 권위를 가진 이들에게 대항하는 증언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권력 구조 내에서 여성의 지위는 명확히 종속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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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으로만 인정받고 사회 지위를 얻는 여성에게 남편 가족으로부터 쫓겨나는 것과 재혼할 경우 따라오는 사회적 오명이 가져다주는 위협은 여성을 복종적이고 순종적으로 만드는 효율적 수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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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자살로 남편과 시부모의 학대에서 도피하였다.

- 마르티나 도이힐러, <한국의 유교화 과정>, '6장 신유학의 입법화와 여성에게 일어난 결과'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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