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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자아. 영혼

순돌이 아빠^.^ 2014. 6. 17. 09:41

우리는 모두 소통을 원한다. 그것이 상대의 영혼에 가닿고자 하는 것이라면, 소통은 영혼의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또한 스스로 소통을 방해한다. 자아의 삶으로 인해서다.
라깡에 따르면, 우리의 자아는 나르시시즘을 통해 구성된 ‘이상적 자아’다. 그런 이상적 자아는 자신의 실제 모습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다. 자신의 실제 모습에서 소외된 자아가 행할 수 있는 소통의 방식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다. 첫째로는, 자신의 실제를 계속 감추는 것. 둘ㅉ로는, 자신의 ‘이상성’을 기준으로 삼아 상대를 판단하는 것. 그러므로 자아가 존재하는 한에서 소통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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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속엔 온갖 상처들과 판단들이 아득할 정도로 가득하다. 상처는 자연히 스스로를 방어하게 만든다. 또 판단은 그 자체가 공격이다. 있는 그대로의 상대를 부정하고서 일방적은 규정을 부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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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에 이르는 길은 이처럼 모든 제물을 치워 없애고 맑은 물 한 그릇만을 올리는 법을 배우는 길이다. 다시 말해, 자아의 모든 장식들을 제거하는 법을 배우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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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머슨이 말하듯 “우리는 서로를 보고 안다” 그러나 이 앎은 전적으로 무의식적이다. “이 다른 영혼들은, 이 나와 분리된 나 자신들은 다른 그 어떤 것보다도 나를 끌어당긴다” 우리는 그 끌림은 자각하지만, 끌림의 이유는 알지 못한다.
끌림이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가 존재함을 알아차렸고 그래서 끌린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러한 ‘알아차림’을 소통이라 부를 수 있다. 무엇인가를 서로 알아차렸다는 것, 서로 감지했다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 교감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소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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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통해 소통이 되기 전에 이미 소통이 되어버리는 그러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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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는 언제나 소통을 방해한다. 소통을, 디지털한 것으로 국한시켜서, 듣고 말하는 것이라고 해보자. 자아는 그 존재 자체로 인해 한편으로 듣는 것을 방해하고, 다른 한편으로 말하는 것을 방해한다. 듣는 것을 방해하는 것은 자아가 자신의 세계에만 충실해서 다른 사람에게 충분히 열려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말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은, 자아가 자신의 상상적 세계가 가리고 있는 자신의 실제를 잘 알지 못하고, 그래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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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의 온갖 들끓음을 제거한 상태에서만 욕망을 다른 사람들에게 투사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오직 침묵을 통해야만 자아의 욕망을 통해 사람들을 보지 않고 있는 그대로 그들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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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내적 평정의 상태에 있어야만 다른 사람들을 온전히 맞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 글 출처 : 이종영, <영혼의 슬픔>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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