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마음 속에 친애하는 사람들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아무리 좋은 것을 많이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부유한 사람들이나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 또 나라를 다스리는 권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무엇보다 ‘친애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사실 그런 재물이나 지위, 권세가 있다 해도 남에게 베풀 기회가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가운데
박근혜 대한민국 대통령(왼쪽)과 김기춘 비서실장
어린 시절의 기쁨들은 자연스런 친애에서 생겨난 것들이자 영혼의 기쁨에 맞닿은 것들이었을 것이다. 반면, 나이든 이반 일리치의 기쁨들은 자아의 기쁨들이다. 그것들은 ‘구역질나게 역겨운’ 친애의 흉내들에 입각한 기쁨들이다. 이를테면 “[이반 일리치가] 법정에 들어설 때나 부하 직원들을 만날 때 분명하게 전해져오는 존경어린 시선”에 따른 기쁨이 바로 그런 것들이다.
이반 일리치는 착각을 했던 것이다. 그런 ‘존경어린 시선’이 진정한 친애에 따른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 시선은 그의 권력 또는 능력에 대한 인정의 표시였을 뿐이다. 그것은 권력이나 능력이 사라지면 함께 사라지는 것이다. 즉 인간적인 친애와는 무관한 친애의 흉내일 뿐인 것이다.
- 글 출처 : 이종영, <영혼의 슬픔>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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