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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겨도 문제고, 져도 문제인 경쟁

순돌이 아빠^.^ 2015. 2. 12. 12:06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지나치게 경쟁적이다. 타인의 성공이 곧 나의 실패를 의미한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동료와 함께 성장하라고 배우지 않고 타인보다 유능하게 보이고 돋보여야 한다고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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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비아대학 대니얼 에임즈...초등학교 5학년 남자아이 두 명을 한 조로 해 문제 풀기 실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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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임즈는 ‘경쟁 조건’과 ‘비경쟁 조건’이라는 두 개의 실험 조건을 만들었다. 경쟁 조건에서는 두 사람 중 성적이 좋은 아이가 승자가 된다. 실험에 임하기 전에 이기는 아이에게 상으로 장난감을 주겠다고 미리 알려주었다. 비경쟁 조건에서는 연구에 협력해준 보답으로 두 사람 모두에게 상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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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별을 열 개씩 주면서 자신과 상대방이 각각 몇 개씩을 받아야 하는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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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조건에서 이긴 아이는 필요 이상으로 자기에게 많은 별을 주는 대신, 진 아이에게는 별을 적게 주었다. 자신이 조금만 잘해도 아주 잘한 것으로 착각하고 경쟁에서 진 상대의 가치를 아주 낮게 평가하는 것이다. 이런 판단은 그 아이가 나중에 실패를 경험할 때 큰 실망과 패배감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상당히 위험하다.

게다가 경쟁 조건에서는 진 아이도 자신에게 별을 조금만 주었다. 즉 경쟁에서 지면 패배감을 강하게 느끼고, 자신을 무능력하다고 평가해 필요 이상으로 자신을 벌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경쟁 조건에서는 이기든 지든 상관없이 양쪽 모두에게 열등감과 무기력이 나타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비경쟁 조건과 달리 승패에 따라 감정의 기복도 심하게 나타난다. 에임즈는 경쟁과 정서 장애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승자는 경쟁에서 이김으로써 자기도취에 빠지고 패자는 심각한 자기 비하에 빠진다. 더군다나 승자가 실패를 경험했을 때 겪는 실의와 낙담은 매우 심각하다. 경쟁은 기본적으로 실패 지향 체제다.”


- 박경숙, <문제는 무기력이다> 가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