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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을 돌보는 마음

순돌이 아빠^.^ 2015. 2. 16. 19:26



저의 취미 가운데 하나는 배드민턴입니다. 재미도 있고 찌뿌둥한 몸을 풀어도 줘서 자주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수 백 명의 사람들이 오가는 배드민턴장에 있다 보면 여러 가지 인간의 모습을 보게 되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다른 사람을 돌보는 마음들입니다.

우리는 선수들과는 달라서 단식 경기는 하지 않고 복식 경기만 합니다. 그러니까 4명이 있어야 할 수 있는 놀이인 셈이지요. 그런데 처음 오신 분들이나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사람은  이 4명 짝을 맞추기가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남들은 열심히 짝을 지어 게임하고 쉬고 또 게임하고 하는데 멀뚱멀뚱 남들 하는 것만 바라보는 거지요.

그나마 남들하고 얘기를 잘 하는 분들은 서로 잘 몰라도 다른 사람에게 가서 게임을 하고 싶은데 사람이 없다고 해서 끼어 놀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고는 싶은데 말을 꺼내지 못해 가만히 30분이고 한 시간이고 앉아서 구경만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여러 해 동안 배드민턴장을 들락날락 거려서 여러 사람을 알고 있는 사람들의 도움입니다.

어떤 사람이 혼자 계속 앉아만 있으면 우리끼리 얘기를 하지요.



"근데...저 사람 아까부터 혼자 앉아만 있는데 사람이 없어서 그런 거 아냐? 한번 같이 해 줘야 되는 거 아냐?"
"그러게...나도 아까부터 계속 신경 쓰이던데...우짜지?"
"가만 있어봐. 내가 가서 얘기해 볼게."



이 정도 되면 이미 일이 풀리는 겁니다. 그쪽이 한 명이든 두 명이든 세 명이든 모자라는 숫자만큼 이쪽에서 준비를 해서 함께 노는 거지요. 실력이 완전 초보면 거기에 맞추고, 좀 쳤으면 또 거기에 맞춰 적당한 사람으로 한 패를 이룹니다.

누가 시켜서 그런 것도 아니고, 우리라고 할 일이 없어서 그런 것도 아닙니다. 새로 함께 하게 된 분이 완전 초보인 경우는 함께 게임에 들어가는 사람이 별 재미가 없을 때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초보인 상대에게 맞춰서 쳐야 하니까요. 






이상하게도 그렇게 서로 마음 쓰고 얘기해서, 혼자인 사람이 혼자가 아니게 하는 것이 마음 편합니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누가 상을 주는 것도 아니고 고맙다고 밥을 살 것도 아니지만 뻔히 혼자 뻘쭘하게 앉아 있는 것을 아는데...그런 사람을 가만히 놔두면 우리가 마음 불편합니다.

일단 배드민턴장 안에 들어와 있는 사람이면 모두가 함께 게임도 하고 웃고 떠들어야 우리도 마음 편하고 기분 좋습니다. 심지어는 안 그래도 되는 데 괜히 남한테 부탁을 할 때도 있습니다.

"저기 있잖아...저 사람 새로 와서 짝이 없나봐. 근데 내가 지금 게임 들어가야 돼서 그런데 니가 가서 좀 같이 쳐라"
"응 알겠어"

뭐 이런 일도 있는 거지요. 다른 사람을 외롭지 않게 하고, 그 사람을 기쁘게 해 주려고 괜히 하지 않아도 되는 부탁을 하기도 하는 겁니다.

참 신기하지 않아요? 인간이란 게 때론 제 이익만 챙기고 남의 아픔 같은 거는 모른 체하는 것 같은데, 또 때론 다른 사람의 마음까지 돌봐주려고 하니 말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해서 욕먹을 것도 아닌데...

심지어 다른 사람을 돌보지 않는 것에 마음 불편해 하고, 다른 사람이 함께 즐겁게 놀고 웃으면 마음 편해지는 거지요.

그런 게 인간인가 봐요. 나만 기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함께 기뻐야 나도 기쁠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