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는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 아무도 크게 마음을 쓰지 않으며, 그냥 존재하는 것만으로 무조건적인 애정을 얻을 수 있다. 식사를 하다 트림을 할 수도 있고, 목청껏 소리를 지를수도 있고, 돈을 못 벌어도 되고, 중요한 친구가 없어도 된다. 그래도 귀중한 존재가 될 수 있다.
...
우리는 무력하고 벌거벗은 상태에서 부모의 돌봄을 받으면서 처음으로 사랑을 경험했다. 아기는 물론 자신을 돌봐주는 사람에게 세속적인 보답을 할 수 없다. 따라서 아기는 그냥 그런 존재이기 때문에, 즉 발가벗겨진 상태의 정체성으로 사랑을 받고 돌봄을 받는 것이다.
...
부엌 바닥에 집짓기 블록을 늘어놓기만 해도, 부드럽고 통통한 몸을 뒤치며 믿음이 담긴 눈으로 말똥말똥 바라보기만 해도 우리를 끌어안아주었던 그 관대하고 무차별적인 사랑을 다시 붙잡고 싶기 때문이다.
- 알렝 드 보통, <불안>, 이레, 2005
나에게 사랑 받을만한 존재가 되라고 요구하지 않으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 준다면
나에게 사랑 받을만한 존재가 되라고 요구하지 않으며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사랑할 수 있다면
'사랑.평화.함께 살기 > 삶.사랑.평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갈망으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운 (0) | 2015.06.11 |
---|---|
열등감과 자신감, 그리고 사랑 (0) | 2015.06.10 |
외면 당할 때와 관심을 받을 때 (0) | 2015.06.10 |
이데올로기와 정치, 그리고 사랑과 노동과 지식 (0) | 2015.06.08 |
정치인, 그리고 자연스럽고 건강한 인간 (0) | 2015.06.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