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은 많은 것을 소유했지만 이런 부에도 불구하고 계속 더 많은 것을 요구했으며, 자신에게 없는 것을 가진 사람을 볼 때마다 괴로워했다. 토크빌은 <미국의 민주주의>의 ‘왜 미국인은 번영 속에서도 그렇게 불안을 느끼는가’라는 제목의 장에서 불만과 높은 기대, 선망과 평등의 관계를 끈질기게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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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정식은 우리의 자존심을 높일 수 있는 두 가지 방법도 암시한다. 하나는 더 많은 성취를 거두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성취하고 싶은 일의 수를 줄이는 것이다. 제임스는 두 번째 방법의 장점을 지적한다.
“요구를 버리는 것은 그것을 충족시키는 것만큼이나 행복하고 마음 편한 일이다. 어떤 영역에서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면 마음이 묘하게 편해진다. 젊거나 늘씬해지려고 애쓰기를 포기하는 날은 얼마나 즐거운가. 우리는 말한다. ‘다행이야! 그런 환상들은 이제 사라졌어’ 자아에 더해지는 모든 것은 자랑거리일 뿐만 아니라 부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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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미디어는 그 내용만이 아니라 거기에 덧붙여진 광고를 통해 청중의 마음에 갈망을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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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소의 주장은 부에 대한 명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루소에 따르면 부는 많은 것을 소유하는 것과는 관련이 없었다. 부란 우리가 갈망하는 것을 소유하는 것이다. 부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부는 욕망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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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하다고 느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돈을 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와 같다고 여겼지만 우리보다 더 큰 부자가 된 사람과 실제로나 감정적으로나 거리를 두면 된다. 더 큰 물고기가 되려고 노력하는 대신, 옆에 있어도 우리 자신의 크기를 의식하며 괴로울 일이 없는 작은 벗들을 주위에 모으는 데 에너지를 집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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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소는 머리 위에 지붕이 있고, 배를 채울 과일 몇 알과 견과가 있고, 저녁에 “어설픈 악기”를 연주하거나 “날카로운 돌을 사용하여 낚시용 카누를 만들‘수만 있다면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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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적은 것을 기대하면 적은 것으로 행복할 수도 있다. 반면 모든 것을 기대하도록 학습을 받으면 많은 것을 가지고도 비참할 수 있다.
- 알렝 드 보통, <불안> 가운데
다른 사람이 어떠니 저떠니를 떠나
딱 눈 감고 귀 막고 내 삶만 보면 됩니다
당장에 먹을 것이 없고 입을 것이 없으면
그 사람은 당장에 먹을 것을 구해야 하고 입을 것을 구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라 남들과 비교해서
내가 더 잘 나가기 위한 것이거나
뒤처지지 않기 위한 위한 것들은...
남들보다 내가 더 잘 나가서 굉장한 기쁨을 얻을 것 같고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는 것으로 평안을 얻을 것 같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요
남들보다 잘 나가려고 마음 먹기 시작하면서부터 불안이 시작됩니다
혹시 내가 더 앞서지 못하면 어쩌지
남들이 나를 따라 잡으면 어쩌지
어제 사람들의 반응이 괜찮았는데 오늘은 별 반응이 없으면 어쩌지 등등이지요
기쁨을 얻겠다고 시작한 것이 되레 불안을 가져옵니다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기로 마음 먹기 시작하면서부터 걱정이 시작됩니다
이번에는 얼마나 따라잡았을까
다음에는 얼마나 할 수 있을까
혹시 기대만큼 안 되면 어떻게 하지
내가 잠깐 딴 생각하느라 더 뒤처지는 건 아닐까 등등이지요
평안을 얻겠다고 시작한 것이 되레 걱정을 가져옵니다
... - 트리나 폴러스, <꽃들에게 희망을> 가운데 |
그게 권력이든 돈이든 외모든 학벌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앞서는 사람은 계속 앞서기 위해 자신을 채찍질 해야 하고
뒤에 서는 사람은 계속 따라잡기 위해 자신을 채찍질 해야 합니다
헐떡이며 힘겹게 버티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잠깐 딴 마음을 먹으면 큰 일이 날 것 같습니다
인간이라는 한 생명체로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을 갖추지 못해 불안하고 걱정이 많은 것이 아니라
남들과 비교해서 앞서느냐 뒤서냐느를 따지느라 불안하고 걱정이 많은 거지요
꼭 필요한 것을 넘어서는 갈망을 갖게 되면서부터 우리 마음은 힘들어집니다
갈망을 채우면 편안해질 것 같지만 그런 편안한 시간은 찾아오질 않지요
왜냐하면 갈망 그것 자체가 마음의 상처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높고
또한 그 갈망이란 것이 편안과 연결되어 있는 게 아니라 불안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상처에서 시작되어 불안으로 나아가는 거지요.
물론 그런 갈망을 채우면 편안해질 거라는
확실하고 단호한 믿음이 있을 수는 있겠지요
경마장의 말들은 달려야 합니다
남들보다 앞서고 싶어서 달리든
말 주인이 안 달리면 때리기 때문에 달리든
어쨌거나 계속 달립니다
마음 대로 쉴 수가 없지요
계속 1등을 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지 않고
뒤처졌다고 욕 먹지 않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경마장을 뛰쳐나가 푸른 들판에서 다른 말들과 어울려 노는 겁니다
배고프면 주변에 있는 풀 뜯어 먹고
밤이면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나무 그늘 아래서 자는 거지요
아침이면 경마장 트랙을 도는 연습을 하는 게 아니라
밝은 햇살을 받으며 친구들과 몸을 부대끼며 장난을 칩니다
1등을 했다는 영광이나 박수도 없고
화려한 시상식과 팡파레도 없습니다
하지만 경마장과 마굿간을 오가는 얽매인 삶도 없고
좋은 친구들과 맑은 자연이 있습니다
경마장에서 1등도 하고 맑은 자연에서 자유롭게 놀기도 하면 좋겠지만
말에게 그런 삶이란 좀처럼 주어지기 어렵겠지요
1등을 하려면 맨날 연습을 해야 되는데 언제 자연 속에서 뛰어놀 것이며
친구들과 푸른 숲을 달리다가도 '내가 이렇게 놀아도 되나...'싶은 마음에 편하지 않겠지요
우리 모두가 어느 날 갑자기 신선이 되어서 모든 갈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 좋겠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당장에 저부터도 남들이 멋진 옷을 입고 있으면 저도 한 번 입어 보고 싶은 걸요
그래서 서로를 뽐내는데 뒷받침을 해 줄 친구가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고 격려해 주고 위로해 줄 수 있는 친구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를 뽐내는데 정신이 없는 친구 100명이 함께 있다고 해 보지요
돈이든 외모든 학벌이든 자랑할 거리는 넘쳐나지만
그 마음 속을 들여다보면 불안하고 걱정 많은 100명이 모여 앉아서
서로 자기를 쳐다봐 달라고 칭찬해 달라고 소리치고 있는 겁니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 있으니 서로의 마음을 들어주고 안아주기는 어렵겠지요
새소리는 가만히 귀 기울이는 이에게만 들립니다
아름다운 것들은 마음이 열린 사람에게만 찾아오지요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내가 먼저 조금씩 갈망에서 벗어나고 마음이 편안해지면
자연히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열릴 것이고
그러면 내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도 만날 수 있겠지요
앞설 것이냐 뒤처질 것이냐에 온통 마음이 쏠려 있는 사람 곁에
좋은 친구가 100명이 있다한들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갈망이 조금 가라앉고 마음의 문이 살짝 열리면
단 한 명의 친구라도 소중히 다가오겠지요
그렇게 우리가 조금씩 편안하고 자유로워지다보면
어렵거나 힘든 사람들을 향해서도 무언가 할 수 있게 될 겁니다
갈망에 휩싸여 살던 때는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던
아프고 외로운 이들의 마음이 조금씩 보이고 들리기 시작하는 거지요
아프고 외로운 마음이 느껴지기 시작한다는 것은
내 마음이 더 건강하고 풍성해졌다는 증거입니다
무더운 여름에 오래된 나무가 푸른 가지를 펼치면
무거운 짐을 지고 가던 사람이 그늘 아래 쉬어갈 수 있는 것과 같겠지요
나의 가족일수도 있고 나의 친구일수도 있고
한국 사람일수도 있고 르완다 사람일수도 있겠지요
마음이 열리고 열리면 상대가 누구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아프고 외로운 마음을 감싸주고 싶을 뿐이지요
그렇게 그렇게 우리는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그렇게 그렇게 우리는 평화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는 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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