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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에 대해 묻지 않기

순돌이 아빠^.^ 2015. 6. 16. 17:34

고용의 이런 불안정성이 문제가 되는 것은 돈 때문만은 아니다. 다시 처음 이야기한 주제로 돌아가 본다면 그것은 사랑 때문이기도 하다. 다른 무엇보다도 일을 기준으로 남들이 우리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수준이 결정되는 것이다. 무슨 일을 하느냐 하는 질문에 우리가 어떤 대답을 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은 우리를 대접하는 방식을 결정한다.


- 알렝 드 보통, <불안> 가운데






우리가 사람을 만나서 흔히 하는 질문이 '몇 살이에요?' '뭐 하시는 분이세요?'입니다.

몇 살인지, 직업이 무언지를 알면 그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 지를 알 수 있을까요

아니면 나이와 직업을 통해 그 사람이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나이나 직업을 묻는 건 그냥 습관이거나 아니면 상대의 나이나 직업에 따라 내가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를 결정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지요.

나보다 나이가 많거나 직업이 흔히 말하는 좋은 경우면 좀 더 부드러운 표정과 호의적인 태도를 취하고

나보다 나이가 적거나 직업이 흔히 말하는 별로라면 좀 더 딱딱한 표정과 불친절한 태도를 취하게 되지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상대에게서 좀 더 부드러윤 표정과 호의적인 태도를 이끌어내기 위해 좀 더 좋은 직업을 가지려고 하지요.

직업이 단지 돈과면 연결되어 있는 게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러는 겁니다.

누구는 직업 때문에 대우 받고 누구는 직업 때문에 무시당하기도 하구요

사람들의 눈빛이나 말투까지 묘하게 달라지는 경험을 하신 분들이 많을 거에요.







사람을 나이나 직업으로가 아니라 마음과 마음으로 만나고 싶은 분에게 좋은 방법 하나는

나이나 직업 같은 걸 묻지도 않고 거기에 따라 마음 자세를 달리 하지도 않는 겁니다

당장 옆에서 응급 환자가 생겼을 경우에야 상대의 직업이 의사가 아니냐가 중요하겠지만

그렇지 않고서야 의사면 어떻게 핸드폰 판매원이며 어떻습니까


물론 서로가 서로를 동등한 인간으로 존중하는 관계라면

서로의 직업을 알고 있는 것이 서로의 생활에 좀 더 접근할 수 있는 방법도 될 겁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관계에서는 직업 때문에 누구는 자만하고 누구는 움츠러들 수 있겠지요

그래서 마음과 마음으로 만나고 싶은 사람은 아예 그런 것을 묻지 않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차라리 프로야구 어느팀 응원하느냐거나 가수 누구 좋아하느냐거나 등등을 묻고 대화를 나누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물론 요즘 기쁜 일은 없는지 슬픈 일은 없는지를 묻고 대화를 나눈다면 더 좋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