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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시선으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운

순돌이 아빠^.^ 2015. 6. 17. 12:07

기원전 5세기 초 그리스 반도에 보통 사람들과는 달리 지위로 인한 불안에 시달리지 않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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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로스 대제는 코린트를 지나가다가 철학자 디오게네스를 찾아갔다. 디오게네스는 누더기를 입고 나무 밑에 앉아 있었으며, 무일푼의 신세였다. 세상에서 가장 큰 권력을 손에 쥔 알렉산드로스는 자신이 해줄 일이 없겠느냐고 물었다. “있소” 철학자는 대답했다. “옆으로 좀 비켜주시오. 해를 가리고 있잖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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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스테네스는 아테네의 많은 사람들이 그를 찬양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듣더니 이렇게 말했다. “이런, 내가 뭘 잘못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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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가 장터에서 모욕을 당하는 것을 본 행인이 물었다. “그렇게 욕을 듣고도 괜찮습니까?” 소크라테스는 대답했다. “안 괜찮으며? 당나귀가 나를 걷어찼다고 내가 화를 내야 옳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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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철학자들은 남들이 우리를 보는 눈으로 우리 자신을 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모욕의 근거가 있든 없든 우리에게 수치를 준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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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의 규칙에 따르면 주어진 결론은 타당성 있는 최초의 전제에서 출발하여 일련의 논리적 사고를 거쳐 도출되었을 경우에만, 오직 그런 경우에만 참으로 간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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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들은 우리의 지위가 장터의 감정이나 변덕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지적인 양심에 의지하여 안정을 얻을 수 있는데, 이것은 이성 덕분이라고 보았다. 이성적으로 검토해보았을 때 공동체로부터 불공정한 대접을 받은 것이라면 공동체의 판단에 흔들릴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망상에 사로잡혀 2 더하기 2는 5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무슨 말을 한다 한들 흔들릴 필요가 있겠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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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감정은 그냥 내버려두면 우리를 건강과 미덕으로 이끌어주기기도 하지만, 방종, 분노, 자멸로 몰고 갈 수도 있다. 이렇게 감정은 과녁을 넘어가거나 못 미치기 십상이기 때문에, 철학자들은 이성을 이용하여 감정을 적절한 목표로 이끌라고 충고해왔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진정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인지,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이 진정으로 무서워할 만한 것인지 자문해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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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들은 함께 모여 연구를 한 것도 아닌데 입을 모아 외부의 인정이나 비난의 표시보다는 우리 내부의 양심을 따르라고 권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무작위 집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 알렝 드 보통, <불안> 가운데






남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고 나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마음을 많이 쓰면 쓸수록 마음은 불안해집니다.

그들이 언제 나를 나쁘게 평가하거나 반갑지 않은 시선을 보낼지 모르니까요

물론 그렇게 남의 평가나 시선에 마음을 쏟는 것도 그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겁니다

충분히 사랑 받고 자신의 삶에 만족하면 남들이 뭐라하거나 크게 신경 쓰지 않겠지요

다른 사람이 좋아할만한 것을 계속하다보면 정작 내 자신이 누구인지도 잊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바다에 떠있는 조각배처럼 늘 이리 저리 흔들리는 거지요


그렇게 불안하고 흔들리는 마음을 조금은 안정시켜 줄 수 있는 방법이 천천히 생각해 보기일 겁니다

내가 왜 남의 시선에 그렇게 매여 살았는지

꼭 그렇게 살아야 하는 건지

내가 정말 남들이 말하듯이 잘났거나 아니면 못난 건지

남들이 잘났다고 하거나 못났다고 하거나...그래서 어쨌다는 건지...

가진 돈이 얼먀나고 하던 학벌이 뭐냐라고 하던 생긴 게 어떻다고 하던

그런 것들은 그들이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지 내 삶과 직접 관계 없는 것은 아닌지

남의 생각과 말에 휘둘려 사느니 그냥 내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은 어떤지 등등에 대해서 가만히 천천히 생각해 보는 거지요



생각한다고 답이 나오냐구요? ^^

생각하다보면 답이 나올 수도 있고

당장에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무언가 마음이 조금씩 풀어지고 편해지는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겁니다

먼 산을 오르내리고 나서 신발 끈을 풀 때의 느낌이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