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여성.가족/성.여성.가족-책과영화

제인 캠피온, <피아노>

순돌이 아빠^.^ 2015. 8. 15. 12:23




1.

누구와 사랑을 하고, 누구와 성 관계를 가질지, 누구와 함께 지낼지를 선택하는 것이 나 자신이어서는 안되는 걸까?

여성이기 때문에 누구와 성 관계를 가지고, 누구와 함께 지낼지를 선택해서는 안되는 걸까?

왜 나는 나의 느낌과 감정대로 살면 안 되고

다른 사람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라고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걸까?


다른 사람의 지시와 명령에 따르는 동안 정작 내가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는지는 드러내진 못한 채

가면을 쓰고 연기를 하며 살아야 하는 건 아닐까?


노예가 스스로 생각하고 느낄 자유를 갖고 온전한 한 인간으로 살아가야 하듯

여성도 스스로 생각하고 느낄 자유를 갖고 온전한 한 인간으로 살아가면 안 되는 걸까?



2.

사랑을 하는데 언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그저 아주 작은 계기이자 도구에 지나지 않는 게 아닐까


가을 바람이 우리의 몸을 감싸듯

겨울 햇살이 우리 마음을 품어주듯

사랑도 서로의 마음을 쓰다듬고 어루만지는 것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까


사랑한다고 말하고 사랑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그 속에 서로의 마음이 오가지 않는다면

사랑은 사랑이 아닌 연극에 지나지 않는 게 아닐까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는 거기에

사랑이 흐르고 사랑이 살아 숨쉬는 게 아닐까

우리를 설레게 하고 꿈꾸게 하는 그 사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