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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인 네트워크 또는 마음의 이어짐

순돌이 아빠^.^ 2015. 9. 21. 17:55

코끼리사회는 체스판의 말처럼 고립되고 독립된 단위로 구성된 것이 아니다. 앞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코끼리사회는 마치 액체처럼 분열과 융합을 반복하며 서로 밀접하게 연관된 다층 사회로, 수십 킬로미터 떨어져 있어도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심리적인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그러므로 한 가족 집단을 모두 죽인다고 해도 다른 코끼리 집단이 이를 알아채지 못하거나 애도하지 않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사실 학자들은 코끼리사회와 감정의 복잡성을 인정하면서 도태와 살상은 복잡한 코끼리사회 네트워크에 불가피한 붕괴를 야기할 것이며 그 결과 코끼리 집단 전체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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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로 고통을 받는 것은 희생자뿐만이 아니다. 공동체의 조직은 몸이나 마음의 조직과 비슷한 방식으로 상처를 입는다. 심지어 공동체가 상처를 받지 않는 경우에도 개인이 트라우마로 입은 상처는 한데 뭉쳐 일종의 집단적인 슬픈 분위기와 정서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는 집단의 문화로까지 자리 잡을 수 있으며 개개인이 받은 상처를 합친 것과는 매우 다른 것이다. 또한 각자의 상처를 합친 것보다 공동체에 대한 더욱 커다란 타격을 주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면 우리 마음속에서 윤리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 글 : G.A.브래드쇼, <코끼리는 아프다> 가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