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예술과 함께

리히터를 꿈에서 만난 날

순돌이 아빠^.^ 2016. 1. 11. 20:02

 

 

 

제가 제일 좋아하는 피아니스트가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입니다. 우스개마냥 제게 피아니스트는 리히터와 나머지 분들이 있다고 말하곤 합니다. 만약 제가 다시 태어나서 피아니스트가 된다면 리히터를 닮고 싶습니다.

 

그런 리히터가 어제 꿈에 나왔습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어느 학교 교실에 창가에 리히터가 앉아 있었습니다. 제 앞에서 피아노를 한 번 연주도 해 줬구요.

 

창 밖을 봤습니다. 건물과 도로가 보입니다. 도시이지요. 제가 리히터에게 물었습니다.

 

"고향이 어디에요? 도시에요, 아니면 시골이에요?"

"섬이 두 어개 보이는 바닷가에요"

 

 

그리고 리히터 곁에 계속 있고 싶은데...오줌이 너무 마려운 거에요. 참고 참고 또 참으며 리히터 곁에 있고 싶은데...할 수 없이 화장실로 달려 갔습니다. 얼른 화장실에 갔다가 리히터 곁으로 와야지 하면서 화장실로 달렸지요. 하지만...

 

그런 일을 겪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꿈에서 오줌이 마렵다 생각하면 실제로 잠에서 깨어 화장실로 가게 되는...

 

 

그렇게 리히터와의 짧은 만남은 끝이 났습니다. 그 놈의 오줌 때문에... ㅠㅠ

 

지금 생각해 보면 리히터의 고향이 어디인지 책에서 읽기는 했지만, 전혀 기억나지는 않습니다. 바닷가인지 아닌지도 모르구요. 그리고 제가 왜 리히터에게 고향이 어디인지 물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리히터가 자기 고향은 섬이 보이는 바닷가라고 할 때의 그 느낌이 마음에 남습니다. 사람의 느낌이 그의 연주의 느낌과도 닮았다고 할까요?

 

 

지금 리히터는 이 세상에 없습니다. 꿈에라도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구요. 하지만 그의 음악이 제 곁에 있어 그리 멀지 않는 곳에 그가 있는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