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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드밀라 울리츠카야, <메데야와 그녀의 아이들>을 읽고

순돌이 아빠^.^ 2017. 8. 7. 15:13


삶이란 어떤 것일까

산다는 건...


내가 만나온 사람 한 명 한 명의 사연을

그들이 살아온 삶과 마음의 흔적을 글로 적어 본다면...




메데야...

그녀를 통해


그녀의 삶에 묻어 있는

사랑 이별 아픔 웃음 기쁨 안타까움을 통해


산다는 것에 대해

다른 사람을 받아들인다는 것에 대해

새로이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저의 마음이 조금은 더 깊어지고

저의 삶이 조금은 더 풍요로워지기를







크림의 땅은 메데야에게 늘 후했다. 진귀한 자산들을 선물했다. 메데야도 발견한 물건 하나하나를 기억하는 것으로 감사를 표했다. 아주 대수롭지 않은 시간적, 공간적 정황에 대한 기억이 함께 했다. 일순간 겪었던 감정도 미세한 느낌 하나하나까지 다 기억했다.

...

메데야는 두 발바닥으로 그 땅의 자비를 느끼고 있었다. - 88

 

라빌은 타타르의 크림 귀환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공식적인 운동도 비공식적인 운동도 걸음을 뗀 지 이미 오래되었다고 털어놓았어.

...

나는 문을 열러 갔어. 두 사람이 서 있는 거야. 한 사람은 이곳의 어부인 이반 가브릴로비치의 아들 페티카 셰프추크야. 그 무례한 녀석이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거야. “신분증 좀 봐야겠어요. 방에 사람 들였지요?”

 

그 녀석에서 욕을 엄청 퍼부어댔다. 어떻게 네가 감히 한밤중에 내 집에 들이닥칠 수가 있어? 아니, 돈 받고 들인 사람 없어. 지금 와 있는 사람은 손님이야. 가고 싶은 데 가 있고, 아침까지는 날 성가시게 하지 마. 이 배은망덕한 놈아. 어떻게 감히 내 집엘 와. 내가 전쟁 내내 병원을 지켰다는 걸, 이곳에는 나 외에 환자를 돌볼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걸 네 놈이 기억하냔 말이다.

...

나의 타타르 아이 라빌의 입가에 가만한 미소가 번지더라. “고맙습니다. 메데야 그리고리예브나. 당신은 대단히 용감한 사람입니다. 당신 같은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아요. 내일 당신이 골짜기도, 동족 언덕도 보여주지 못하실 테니 슬프네요. 하지만 다시 오지요. 시대가 변하겠지요. 믿습니다. - 96

 

게오르기의 까다로운 눈에도 흠이 보이지 않았다. 늘 그렇듯이 메데야가 그를 앞질렀다. 울타리를 칠했고, 꽃밭을 파 뒤집고, 야생 크로커스를 동쪽 산에서 캐 와서 심어놓았다. - 103

 

지금, 밤늦은 시각, 메데야와 게오르기는 많은 집안일을 하고 나서 석유램프 빛 속에 앉아 서로 기뻐하고 있었다. 그들은 공통점이 많았다. 둘 다 활발했고 경쾌하게 뛰어다녔다. 사소한 삶의 기쁨을 소중히 여겼다. 그리고 내적 삶에 간섭하는 것을 참지 못했다.

...

아쉽군그가 생각했다. ‘그렇게 빨리 온다니 말이야. 여기서 고모와 둘이서 좀 지내면 얼마나 좋을까

 

조카들마다 메데야와 둘이 지내는 걸 좋아했다. - 108

 

아다 아주머니 집 마당에서 식기를 씻으며 그녀는 보았다. 택시가 도착했고, 질이 좋지 않은 새빨간 원피스를 입은 빨간 머리의 키 큰 여자가 노파를 껴안는다. 그리고 많은 아이들이 주위를 뛰어다닌다. 그러자 노라는 저토록 서로를 기뻐하고 저토록 만남을 축하하는 사람들에 대한 예기치 않은 질투로 숨이 턱 막혔다. - 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