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 저택의 부지를 혼자 거닐고 대문까지 내려가 거기서 길의 좌우를 바라보았을 때, 또는 아델라가 유모와 놀고 있고 페어팩스가 찬방에서 잼을 만들고 있는 동안에, 계단을 세 개 올라가 다락방의 들창을 올리고 지붕으로 나아가 멀리 들이나 언덕을 바라보고 아련한 지평선을 바라보고 있을 때, 나는 저 경계를 넘을 수 있는 상상력이 있었으면 하고 바라고, 그것으로 저 번화한 세상이나 거리, 이야기로는 들었어도 아직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활기에 넘치는 지역이 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이제까지 얻었던 것과 같은 일상적인 경험을 지금까지보다도 더 많이 겪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다. 페어팩스 부인의 좋은 점도 아델라의 좋은 점도 나는 존중하고 있었으나 그것과는 다른 보다 더 생생한 좋은 것이 있다고 믿고, 믿고 있는 것을 이 눈으로 보고 싶다고 원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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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성격 속에는 변화를 구하는 욕구가 숨어 있다. 때로는 아플 정도로 그것이 나를 충동질하였다. 그럴 때 나의 유일한 위안은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혼자서 조용히 있을 수 있는 3층 복도를 오가면서 눈앞에 떠오르는 눈부신 상상의 세계에 잠시 머무는 일이었다-물론 그 공상은 한이 없었고 더욱이 자랑스러운 것들이었다. 그리고 고민으로 가득 차게 되지만, 생기를 얻어 부풀 때도 있는 심장을 환희로 물결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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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안온한 생활에 만족해야 한다는 건 부질없는 일이다. 사람은 마땅히 활동을 해야 한다. 그 목표를 찾아낼 수 있다면 그것을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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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일반적으로 얌전해야 한다고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여성에도 남성과 같은 감정이 있다. 여성도 그녀들의 형제와 마찬가지로 그 능력을 발휘할 장이 필요한 것이고 노력하기 위한 장이 필요하다. 여성도 또한 남성과 마찬가지로 가혹한 속박이나 심한 정체에 괴로워하고 있다.
여성은 집에서 푸딩을 만들고 양말을 짜고 피아노를 치고 주머니에 자수를 하고 있으면 좋다고 하는 것은 보다 더 많은 특권이 주어진 남성의 좁디좁은 일방적인 저기들의 생각이다. 습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고 있는 이상의 일을 여성이 하고 싶다, 배우고 싶다고 하면 그것을 비난하고 비웃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 135
- C. 브론테, <제인에어>, 동서문화사,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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