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배움-여러가지

진리라고 믿는 것과 진리를 찾아가는 것

순돌이 아빠^.^ 2018. 7. 4. 10:55

근본주의자는 신성한 책에서 진리를 읽고 자신의 믿음을 뒤흔들 만한 것은 전혀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에 자신이 옳다는 것을 안다. 신성한 책의 진리는 추론 과정의 최종 산물이 아니라 일종의 공리다. 그 책은 옳으며, 만일 증거가 그것과 모순되는 듯하면 버려야 할 것은 그 책이 아니라 증거여야 한다. 대조적으로 과학자인 내가 믿는 것(예를 들어 진화)은 신성한 책에서 읽었기 때문이 아니라 증거를 연구했기 때문에 믿는 것이다.

 

그것은 사실 전혀 다른 문제다. 진화에 관한 책들은 신성하기 때문에 믿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서로를 지탱하는 증거를 압도적일 정도로 많이 제시하기 때문에 믿는다. 원칙적으로 어느 독자라도 나서서 증거를 검사할 수 있다. 어느 과학책이 틀렸다면, 결국은 누군가가 실수를 발견할 것이고 그 뒤의 책들은 수정되어 나온다. 신성한 책은 그럴 일이 없다.

...

내가 뉴질랜드가 남반구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할 때 근본주의자가 아니듯이 진화가 사실이라고 말할 때에도 나는 근본주의자가 아니다. 우리는 증거가 진화를 뒷받침하기 때문에 진화를 믿으며, 그것을 반증하는 새 증거가 나오면 단번에 그것을 버릴 것이다.

...

그것은 진화를 지지하는 증거가 압도적으로 강력하고 내 반대가자 그것을 보지 못한다는, 아니 대개는 그것이 자신의 성스러운 책과 모순되기 때문에 그것을 보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 몹시 안타깝기 때문이다.

...

과학자로서 나는 근본주의 종교에 적대적이다. 그것이 과학적 탐구심을 적극적으로 꺾으려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우리에게 마음을 바꾸지 말고, 알아낼 수 있는 것들을 알려고 하지 말라고 가르친다. 그것은 과학을 전복시키고 지성을 부패시킨다.

...

그런 종교는 아주 이른 시기부터 아이들에게 의심 없이 믿는 것이 미덕이라고 가르침으로써 근본주의가 활개 칠 세상을 만든다. - 427~433

 


- 리처드 도킨스, <만들어진 신>, 김영사,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