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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스 드 발, <공감의 시대>를 읽고

순돌이 아빠^.^ 2018. 8. 11. 17:09

사랑이나 우정, 연대와 협동

뭐 이런 것들처럼 좋은 말이긴 한데 

그게 도대체 어떤 것일까 아리까리한 것들이 있습니다.

'공감'이란 것도 그렇구요.


정말 공감이란 것이 있기는 한 건지

그런게 있으면 좋겠다 싶어 있다고 하는 건지

있다면 어떻게 해서 움직이게 되는 건지

왜 어떤 때는 움직이는 데 어떤 때는 안 움직이는지



음...

그냥 좋은 말이라서 공감이 아니라

인간을 포함한 여러 동물에게 공감이란 것이 정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다 평화롭고 안전한 사회를 위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그 공감의 능력을 좀 더 잘 썼으면 좋겠구요.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을 위해


그리고 모두가 자신을 위해 공감을 잘 활용한다면

서로 서로 공감하고 협동하며 아껴주는 사회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프란스 드 발, <공감의 시대>, 김영사, 2017

 

그래서 나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 생물학이 인간 사회를 해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가 알아보기로 했다. 만약 이것이 곧장 정치적인 논쟁으로 뛰어드는 것이라 해도 어쩔 수 없다. 생물학은 애초부터 그것에 관여되어 있었다. 사회와 정부에 관한 온갖 논의들은 인간 본성에 대해 엄청난 억측을 하고 있으며 마치 그 억측들이 생물학으로부터 비롯한 것처럼 말하고 있다. 하지만 거의 하나도 그렇지 않다.

 

심지어 1987년 영화 <월스트리트>...탐욕은 정당합니다. 효과가 있습니다. 탐욕은 명료하게 핵심을 파고들어 진화 정신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진화 정신? 왜 생물학에 관한 가정들은 항상 부정적인 걸까?

...

딱 한 가지 다른 점은 하나의 특정한 관념 구조를 정당화하려고 노력하는 대신 생물학자들은 인간의 본성이 무엇이고 어디에서 온 것인지에 정말로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 20

 

우리 조상들이 서로에게 무관심하고 냉담했다면 인간은 지금 우리가 있는 자리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인간 본성에 대한 모든 가정들을 전면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너무도 많은 경제학자들과 정치인들은 끊임없이 투쟁하는 것이 인간 사회의 모범이고 자연에 있는 그대로라고 믿고 있지만, 그러한 생각은 단지 선입견을 투영한 것일 뿐이다. 그들은 마술사의 토끼 마술처럼 먼저 자기네들의 선입견을 자연의 모자에 던져 넣은 다음, 자연 속에서 그것을 다시 꺼내 보이며 자신의 생각이 자연에 얼마나 들어맞는 것인지 증거인 양 제시한다...분명히 경쟁도 우리 모습의 일부이지만, 인간은 경쟁만으로는 살 수 없다. - 24

 

우리의 몸과 마음은 사회적 삶에 맞게 만들어져 있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희망을 잃고 낙담하게 된다. 사람에게 죽음 다음으로 가장 심한 벌이 독방 감금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유대 관계는 사람에게 아주 유익한 것으로, 사람의 수명을 길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결혼하여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다른 일면은 우리가 짝을 잃었을 때 처하는 위험이다. 배우자가 사망하면 사람들은 절망에 빠져 생에 대한 의지가 줄어들게 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남은 한 사람이 차 사고, 알코올 중독, 심장마비, 암 등으로 사망하는 이유이다. 배우자가 사망하면 이후 반년 동안 사망률이 높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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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는 새러라는 샴고양이였는데, 우리 집의 큰 수고양이 디에고는 새러를 새끼로 받아들여 핥아서 씻겨주기도 하고, 새끼 고양이가 젖을 먹을 때처럼 새러가 디에고의 배를 주무르도록 해주었으며 잘 때도 꼭 붙어 있었다. 둘은 거의 10년 동안 단짝으로 지냈는데 어느 날 디에고가 늙어서 죽고 말았다. 그때 새러는 훨씬 젊고 나무랄 데 없이 건강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먹지 않았고 디에고가 죽은 지 두 달 후에 수의사도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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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들 또한 죽은 동료의 유골이 있는 곳에 돌아와 햇빛에 바랜 뼈들 주위에 엄숙하게 서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들은 한 시간씩이나 몇 번이고 조심해서 뼈를 굴리고 냄새를 맡으며 시간을 보내곤 한다. - 28~29

 

유대감은 분명히 우리가 생존하는 데 굉장한 가치를 지니며, 특히 어미와 자식 사이의 유대가 가장 결정적이다. 어미 자식 간의 유대 관계는 어른들 간의 유대 관계를 포함한 나머지 모든 애착 관계의 진화적인 원형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사랑에 빠지면 부모-자식의 단계로 복귀하려는 경향을 보여, 서로 한 입씩 먹여주며 마치 혼자서는 못 먹는 것처럼 상대를 대하고, 유치한말을 하며 아기를 대할 때 쓰는 높은 음으로 말하는 것은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 30

 

유대는 우리 종에게 필수적이고 우리를 가장 행복하게 한다. - 32

 

집단 본능이 없는 동물은 거의 없다...개과 동물처럼 사냥을 위해 서로 의존하거나, 아프리카 영양처럼 먹잇감이 되는 동물들은 움직임을 조직화할 필요가 있다. 이런 동물들은 우두머리를 따르고 다수에 순응하는 경향이 있따. 우리 조상들이 숲을 떠나 숨을 데가 없는 위험한 환경으로 나왔을 때, 그들은 다른 동물의 먹잇감이 되었고 다른 어떤 동물보다도 집단 본능을 진화시켰다. 우리는 신체적 움직임을 동일화하는 것에 탁월하며 심지어 거기에서 만족감까지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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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소름 끼칠 정도로 집단적인 동물이다. 정치 지도자들은 군중 심리학의 대가들이기 때문에 역사 속에는 정치인들을 따라 사람들이 모조리 말도 안 되는 모험으로 뛰어들었던 일이 가득하다. 지도자는 그저 외부에서 오는 위협을 만들어내고 공포심을 가득하기만 하면 !’하고 인간의 집단 본성이 나타나 모든 일을 처리한다. - 42, 43

 

진화 이론은 보수주의파 사이에 두드러지게 인기가 높지만 생물학자들이 원하는 방식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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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다윈주의는 고든 게코가 말한 진화 정신과 다를 바 없다. 성공적으로 살아남은 자가 그렇지 않은 자들에 의해 발목 잡히고 지체되지 말아야 하는 투쟁으로 삶이 묘사된다. 이런 이데올로기는 19세기에 자연의 법칙을 비즈니스 언어로 옮기며 적자생존’...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영국의 정치철학자 허버트 스펜서에 의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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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카네기는 경쟁을 생물학의 법칙이라 부르며 사회적 다윈주의가 인간 종을 발전시켰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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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사회의 목표를 자연의 목표에서 끌어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어떤 것이 이렇다고 하는 것에서 어떤 것이 이래야 한다고 나아갈 수 없는 것을 자연주의적오류라고 한다. 즉 만약 동물들이 대규모로 서로 살해한다고 해도 우리 또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며, 만약 동물들이 완벽한 조화 속에 산다고 해도 우리가 그렇게 살아야 할 의무를 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연이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정보와 영감뿐이지 처방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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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은 스펜서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이론에서 가장 강한 자의 권리라는 교휸을 뽑아내려는 것에 대해 불편해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생물학자로서 진화론이 사회의 처방전으로 회자되는 것을 듣는 데 지친 이유이다. 그들은 이론 자체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이론이 뭘 제공해야 하는지에 관심이 있을 뿐이다. - 51~54

 

다윈과 마찬가지로 크로포트킨도 협동적인 동물(혹은 인간) 집단이 덜 협동적인 집단보다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달리 말하면 집단 내에서 기능을 발휘하고, 돕는 관계망을 만드는 능력이 결정적인 생존 기술이라는 것이다.

 

영장류에 있어 이런 기술의 중요성이 최근 케냐 평원에서 수행된 개코원숭이 연구로 입증되었다. 즉 사회적 유대가 가장 강한 암컷들이 새끼가 가장 잘 살아남는 것으로 나타났다. 털 코르기를 함께 하는 파트너들은 외부 공격에 대항해 서로를 보호해주고, 포식자를 발견하면 상대방에게 날카로운 경고음을 보내며, 서로를 어루만져둔다. 이 모든 것들이 어미 개코원숭이가 자식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것들이다. - 58

 

소수의 개인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즉 경찰 역할을 하는 수컷들에 의해 사회생활에 막대한 이익이 생긴다. 여기서 논거는 수컷들이 집단을 위해 희생했다는 것이 아님을 명심하기 바란다. 중재, 안정시키기, 치안 유지 등 모든 집단 지향적 행동은 그 행동을 하는 개체에게 이익 된다. 암컷들은 암컷이나 어린 개체에게 쉽사리 자기 문제를 발산하는 수컷들의 긴장 상태를 누그러뜨림으로써 이익을 얻는다. 또 집단 내 평화를 유지하는 데 영향력이 있는 수컷들은 엄청난 인기를 끌며 집단 내에서 존경을 받는다. 하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집단을 위한 행동은 사회적인 환경을 개선해 그 행동을 한 개체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개체들에게도 이익을 준다. - 61

 

좋은 예 하나가 섹스이다. 생식기의 구조와 성적 충동은 번식을 위해 진화했지만 우리 대부분은 장기적인 결과를 염두에 두고 섹스를 하진 않는다. 나는 항상 섹스를 하게 되는 주된 추동력은 기쁨이라고 생각했지만, 최근 미국의 심리학자 신디 메스톤과 데이비드 버스가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남자친구를 기쁘게 해주고 싶었어요라거나 월급 인상이 필요했어요라는 대답에서부터 달리 할 일이 없었어요라거나 그녀가 침대에서는 어떨지 궁금했어요라는 대답까지 갈피를 잡을 수 없을만큼 다양한 이유를 들었다. - 68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손을 내밀도록 사전에 프로그램되어 있다. 공감은 우리가 거의 조절할 수 없는 자동적인 반응이다. 우리는 공감을 억누르거나 정신적으로 차단하거나 행동으로 옮기기에 실패할 수는 있지만, 사이코패스와 같은 극소수의 인간을 제외하면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의 상황에 감정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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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연 선택은 우리로 하여금 다른 사람과 장단을 맞추어 다른 사람이 괴로워하면 괴로움을 느끼고 다른 사람이 기뻐하면 기쁨을 느끼도록 인간의 뇌를 디자인 했을까? 만약 다른 이를 이용하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었다면, 진화는 공감이라는 사업에 발을 들여놓지 말았어야 했다. - 71

 

어미 유인원은 때로 두 나무 사이를 뛰어넘지 못해 낑낑거리는 아기에게 돌아갈 때가 있다. 어미는 먼저 자기가 있는 쪽 나무에 매달려 아기가 있는 나무 쪽으로 간 다음, 두 나무 사이에 자기 몸을 다리처럼 드리워준다. 이 행동은 단순히 움직임의 조율이 아니다.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다. 암컷은 이 행동에 감정적으로 연결되며(때로 어미 유인원은 자기 자식이 낑낑거리는 소리를 듣는 즉시 똑같이 낑낑거린다), 다른 이의 어려움에 대해 지성적인 평가를 내린다. ‘나무 연결하기는 오랑우탄이 이동할 때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엄마가 자식의 욕구를 예상하는 일반적인 일이다. - 83

 

생물학자들은 다음 두 가지를 구분한다. (1) 한 종의 어떤 행동이 수백만 년을 거쳐 진화한 이유와 (2) 개체들이 지금 여기에서 어떻게 그 행동을 만들어내는지. 첫 번째를 어떤 행동이 존재하는 궁극적이유라 하고, 두 번째를 그것을 만들어내는 근접과정이라고 한다.

 

근접/궁극의 구분은 진화사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이며, 의심의 여지 없이 가장 심하게 위반된 것이다. 생물학자들은 종종 근접적 단계를 희생하면서 궁극적 단계에 초점을 맞추고, 심리학자들은 정반대로 한다.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생물학자로서 나는 진화적인 틀이 잘 드러나는 근접적 시각(감정, 동기, 인지에 집중된)을 추구한다.

 

자율적 동기에는 행동을 하게 되는 동기가 행동이 존재하는 궁극적 이유로부터 자유롭다는 개념이 숨어 있다. 만약 어떤 행동이 스스로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에 진화되었더라도, 이 이유가 행동하는 자의 동기의 일부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마치 거미가 거미줄을 칠 때 파리를 잡으려고 작정해야 하는 것과 다름없다. - 310

 

우리가 일치화하는 대상을 흉내 내는 것은 물론이고, 거꾸로 흉내를 냄으로써 유대관계가 더 단단해지기도 한다. 엄마와 아이들은 손뼉을 서로 마주 치거나 리듬을 맞춰 함께 손뼉 치는 놀이를 하는데, 이런 것들은 일치화하를 하는 놀이들이다. 또한 연인들이 처음 서로 만났을 때 어떻게 하는가? 나란히 서서 오랫동안 걸어 다니고, 같이 먹고, 같이 웃고, 같이 춤을 춘다. 행동이 일치되는 것에는 유대감을 만드는 효과가 있다...춤은 우리는 일치해!‘라고 외치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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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인 상황에서 사람들은 자기가 등을 뒤로 기댈 때 등을 뒤로 기대는 상대, 자기가 다리를 꼬았을 때 다리를 꼬는 상대, 자기가 잔을 들었을 때 잔을 드는 상대에게 더 만족감을 느낀다. - 96

 

각 개인이 독립적으로 자기 행동의 장단점을 따져보는 게 아니라, 우리는 우리 모두의 몸과 마음을 연결하고 있는 꽉 짜인 조직망 내에서 하나의 교점이 된다. - 97

 

테오도어 립스는 우리가 줄타기를 하는 곡예사를 볼 때 똑같이 긴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우리가 곡예사의 몸에 간접적으로 들어가 그의 경험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독일어는 이 과정을 Einfuhlung(들어가 느끼다)‘이라는 단어로 세련되게 표현했다. 그 후 립스는 그와 동등한 단어로 강한 애정이나 열정을 경험하다라는 의미의 그리스어 ’empaheia’를 내놓았고, 훗날 영미 심리학자들이 이 단어를 받아들여 ‘empathy(공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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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Einfuhlung’이란 단어를 더 선호하는데, 한 개인이 자기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로 투영하는 움직임이 표현되기 때문이다...우리는 우리의 몸 밖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무것도 느낄 수 없지만, 무의식적으로 자신과 다른 사람을 융합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경험이 우리 안에서 반복된다. 다른 사람이 마치 우리 자신인 것처럼 느낀다. 립스는 이런 일치화가 학습, 연상, 또는 추리 등 어떤 다른 능력으로도 환원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공감은 외부 자아에 직접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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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서커스 곡예사가 떨어지는 장면을 보고 있고...수백 명의 관중들이 곡예사의 발이 미끄러지는 바로 그 순간하고 비명을 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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딤베리는 우리가 공감하기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우리가 그렇다는 것을 입증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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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에 표정을 보여주면 얼글 근육이 움직일 뿐 아니라 감정도 생긴다. 자신이 뭘 봤는지 전혀 모르면서도 행복한 얼굴에 노출되었던 사람들은 화난 얼굴에 노출되었던 사람들보다 더 편안하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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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스는 공감을 우리가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나는 본능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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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유류가 진화해온 2억 년 동안 자기 자손에게 민감한 암컷들은 냉담하고 무관심한 암컷들보다 번식을 더 많이 했다. 어떤 포유류든 어미는 새끼의 추위, 배고픔, 위험에 즉각 반응해야 한다. 이 민감도에는 분명히 대단히 큰 선택압selection pressure이 작용했을 것이다. 반응하지 못하는 암컷들은 자신의 유전자를 전파할 수 없었다. - 100~103

 

아주 오래전부터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씻기고, 데리고 다니고, 달래고, 보호한 어미들로 이어져 내려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간의 공감에 남녀 차이가 있음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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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점들이 수컷의 공감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평균에서는 차이가 나지만, 상당수의 남성이 평균적인 여성보다 더 많이 공감하며 상당수의 여성이 평균적인 남성보다 덜 공감한다. - 103

 

미국인 심리학자 러셀처치는 1959<다른 이의 고통에 대한 쥐의 정서적 반응>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논문을 썼다. 처치는 쥐가 손잡이를 눌러 먹이를 받아먹도록 훈련시켰고, 손잡이를 누를 때 옆 칸의 쥐가 충격을 받는다는 걸 알아차리면 쥐가 누르기를 중단한다는 것을 밝혔다...왜 쥐가 전기격자 위에서 고통에 춤추는 동료를 그냥 무시하고 먹이를 계속 받아먹으면 안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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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쥐들이 보여준 것은 고통 전이이다. 즉 다른 이가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봄으로써 자신의 고통이 강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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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들의 반응을 지각함으로써 자신의 경험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이는 공감이라고 부르기에 충분하다. - 107~109

 

우리가 심지어 보지도 못한 사람에 대해, 예컨대 <전쟁과 평화> 등장인물의 운명에 대해 읽을 때 그 사람이 어떻게 느끼는지 진심으로 이해하는 것은 분명히 상상력에 의한 공감이 아니다...다른 사람의 상황을 상상하는 건 비감정적일 수도 있다...공감은 무엇보다도 먼저 감정적 교감을 필요로 한다...다른 이의 감정을 봄으로써 감정이 생기고 거기서부터 조금씩 다른 사람의 상황을 이해하게 된다.

 

신체적 연결이 먼저 일어나고, 이해가 그를 따른다. - 109

 

우리는 실제로 털 고르기가 심장 박동을 느리게 한다는 걸 알아냈고, 이는 자연과 비슷한 환경에 있는 동물에게서 처음으로 입증된 것이었따. 이로써 널리 알려진 추측대로 털 고르기가 즐거움과 편안함을 주는 활동으로 이와 진드기를 제거할 뿐 아니라 스트레스를 없애고 사회적인 유대를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사람이 쓰다듬어주고 있는 말에게서도 심장 박동수가 떨어지는 경우가 관찰됐고, 반대로 애완동물을 쓰다듬는 사람의 경우도 그랬다. - 116

 

공감은 행동 이전에 일어난다는 면에서 동정과 차이가 있다. 공감은 우리가 다른 사람에 대한 정보를 모으는 과정이다. 반대로 동정은 타인에 대한 관심과 타인의 상황을 개선해주고 싶다는 욕구를 반영한다. 미국인 심리학자 로렌 위스페는 다음과 같은 정의를 제시한다.

 

동정의 정의에는 두 가지 부분이 있다. 첫째, 타인의 감정에 대한 깊은 인식. 둘째, 타인의 곤경을 완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행동이 무엇이든 감수하려는 충동. - 131

 

나는 길 잃은 개나 고양이를 봐도 반드시 멈춰 서진 않는 반면, 내 아내 캐서린은 길 잃은 동물을 보면 반드시 데려와 주인을 찾아 주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한다. - 132

 

쿠니라는 암컷 보노보가 동물원에서 자기 우리의 유리벽에 부딪혀 기절한 새를 발견했다. 쿠니는 새를 풀어주려고 한 나무의 꼭대기까지 데리고 올라갔다. 그리고 마치 작은 비행기처럼 새의 날개를 펼쳐서 공중으로 날려 보냈다. 즉 새에게 필요한 부분에 맞춰서 도움을 주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 135

 

나는 이렇게 타자의 특수한 상황이나 필요에 맞춰 도와주는 것을 맞춤 돕기targeted helping’라고 부른다. - 136

 

위로의 신체 접촉은 우리 포유류 생물학의 일부로서 어미가 보살펴주고, 안아주고, 데리고 다니는 행동들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에서 이런 행동들을 바라기도 하고 받기도 한다. 장례식에서, 사랑하는 이가 아프거나 다쳐 누워 있는 병원에서, 전쟁이나 지진이 일어났을 때, 운동 경기에서 패했을 사람들은 서로를 어루만지고 껴안는다. - 138

 

동정은 타인에 대한 실질적인 관심이 있으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려고 시도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 141

 

우리는 남을 위해 문을 열어주는 걸 어떻게 배우는가? 부모님에게서 그렇게 하라고 들었다는 말도 틀림없이 맞는 말이지만, 이후에 직접 겪어보고 기분 좋은 호의를 느낌으로써 그런 습관이 강화된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이 해주면 좋을 수도 있겠다는 걸 알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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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적으로 가능한 일이지만 관점 바꾸기가 있어야 가능한 설명이다. 긁어 준 유인원은 자기의 신체적 경험을 다른 이에게 똑같은 경험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로 바꿨어야 한다. 자기가 느낀다는 것을 다른 이도 느낀다는 것을 깨달았어야만 했을 것이다. - 160

 

인간은 협동하는 파트너와는 공감하지만, 경쟁자에게는 ()공감한다. 우리에게 적의를 갖고 대하면 우리는 공감의 반대를 보여준다. 그 사람이 미소 지을 때, 미소를 짓는 대신 마치 그 사람의 기쁨이 우리를 괴롭히는 것처럼 찡그린다. 반대로 그 사람이 괴로움의 징후를 보이면 마치 그들의 고통을 즐기는 듯이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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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관계를 갖고 있거나 가지리라 예상되는 사람들에게 편향되어 있다. 바로 이런 무의식적인 편향성이 흔히 돕는 행동 이면에 있으리라 여겨지는 계산을 대체한다. - 165

 

높은 수준의 공감은 자아의식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고, 자아의식의 여부는 거울 실험으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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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의식이 강하면 다른 이의 상황을 자신의 상황과 분리해서 취급할 수 있다. 한 아이가 먼저 물을 한 모금 마신 뒤 인형에게 주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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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높은 수준의 공감은 정신 반영과 정신 분리가 모두 필요하다는 말로써 나만의 그럴듯한설명을 제시해보겠다. 반영은 특정한 감정 상태에 있는 타인의 모습이 우리 안에 비슷한 상태를 일으키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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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는 이보다 더 나아가며, 이때 바로 정신적 분리가 관여된다. 우리는 다른 이들의 상태로부터 우리 자신의 상태를 분석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기들처럼 다른 아기가 울면 따라 울면서 다른 이의 괴로움과 자신의 괴로움을 구별하지 못할 것이다. 자신의 감정이 어디서 오는지조차 모르는데 어떻게 다른 이에게 마음을 써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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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에게 진정한 관심을 보여주고 필요로 할 때 도움을 주려는 사람은 자기 자신의 배를 안정되게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자아의식은 닻과 같은 역할을 한다. - 174~178

 

신뢰란 다른 사람의 정직함이나 협조, 혹은 최소한 그가 나를 속이지 않을 거라는 기대에 의존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청소부 물고기가 손님 물고기의 아가미나 입속에 들어갈 때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에 대한 완벽한 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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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우리가 누구와 무슨 일을 하기 전에 번번이 상대를 미리 시험해봐야 한다면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누구를 믿을 것인지 결정하며, 때로는 사회 구성원들과의 경험을 일반화시켜 의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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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협동 체계든지 문제는 자기가 일한 것보다 더 많은 걸 얻어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다. 무임승차를 저지하지 않는다면 전 체계가 무너져버릴 것이기 때문에, 인간은 남들과 거래할 때 천성적으로 조심스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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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적 결함으로 인해 태어날 때부터 누구에게나 개방적이고 누구나 믿는 극소수의 사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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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수의 유전자로 이런 경함이 일어난다는 사실은 신중을 기하는 보통 사람들의 경향이 선천적인 것임을 알려준다. 우리 인간은 신뢰할 것인가 불신할 것인가를 신중하게 선택하며, 다른 많은 종들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어린 침팬지는 엄마를 신뢰하는 법을 배운다. 어미는 나무 위에 앉아서 아기 침팬지의 손이나 발 한쪽을 잡고 흔든다. 만약 어미가 손을 놓으면 아기가 떨어져 죽겠지만, 그런 짓을 하는 어미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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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소도시 사람들은 서로 간의 지지와 사회적 감시를 믿어 문을 열어놓고 다니거나 차도 잠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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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인들이 서로에게 무심코 갖는 믿음은 아마 현존하는 자본 중 가장 귀중한 자본이라고 할 수 있을 만한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으로 알려져 있다. 여러 차례의 설문 조사 결과 덴마크인들의 행복 점수가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 231~235

 

공정성에 숨어 있는 감정과 욕망은 그 이상적인 말의 반만큼도 고결하지 않다. 가장 쉽게 눈에 띄는 감정은 억울함이다. 아이들이 자기 피자가 다른 형제의 것보다 작을 때 그 사소한 불일치에 보이는 반응을 보라. 아이들은 불공평해!”라고 외치지만, 이것은 자기 자신의 욕망을 넘어서는 그 어떤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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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한 공정한 것에 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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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불공평한 분배를 보면, 그거 알고 그에 대응하려 하낟. 이는 대부분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위에서 설명한 다문화권 연구에서 가장 공평한 제안을 하는 사회가 가장 협동을 잘하는 사회였던 이유도 그와 같다...인간의 공정성은 공동체의 생존과 함께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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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반응들은 어디서 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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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반응들은 어디서 오는 걸까? 아마 협동을 하면서 진화했을 것이다. 다른 이들이 뭘 받는지 신경 쓰는 것이 하찮고 비이성적인 듯 보일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손해 보지 않도록 해준다. 어느 누구든지 부당하게 이용당하지 않으려고 하고, 무임승차자를 막으려고 하며, 남들이 자신의 이익도 중요하게 생각하도록 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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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너무 많이 받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보노보의 사례도 있다. 인지 연구실에서 실험에 참가하던 한 암컷 보노보는 우유와 건포도를 한가득 받았지만, 멀리에서 자기를 쳐다보는 친구들의 눈을 느꼈다. 잠시 후 이 보노보는 보상을 아예 거부했다. 실험자가 친구들에게도 간식을 줄 때까지 계속해서 실험자를 쳐다보며 몸짓으로 친구들을 가리켰다. 그런 다음에야 자기 것을 받아먹었다.

 

이 보노보는 잘 처신했다. 유인원은 앞일을 생각하며, 만약 다른 친구들 앞에서 자기만 실컷 먹었다면 실험이 끝난 후 친구들에게 돌아갔을 때 안 좋은 반응이 돌아왔을 수도 있었다. - 251~260

 

두 종류의 공정성, 즉 공평함을 추구하는 공정성과 보상을 노력에 연결짓는 공정성은 모두 필수적이다. - 270

 

만약 내가 한 가지를 바꿀 수 있다면, 유대감의 범위를 넓히고 싶다. 너무나 많은 서로 다른 집단들이 발디딜 곳 없는 지구에서 서로 어깨를 부대끼며 살아가는 오늘날의 가장 큰 문제는 자기 자신의 나라, 집단, 혹은 종교에만 지나치게 충실하다는 점이다. 인간은 자신과 다르게 생겼거나 생각이 다르면 누구나 심하게 멸시하는 성향이 있다. - 278

 

공익에 대한 가장 확실한 옹호는 자기 이익을 깨닫는 데서 온다. 우리가 협동하면 우리 모두 형편이 좋아진다는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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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으로 인해 개인들이 함께 묶이고 서로가 서로의 행복에 관련되기 때문에, 공감은 그중에서 내것은?“ 식의 직접적 이익의 세계와 약간 더 깊이 생각해야 파악되는 집단적 세계 사이에 다리를 놔준다. 공감은 우리로 하여금 후자에 감정적인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후자에 눈을 뜨게 하는 힘이 있다. - 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