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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 리들리, <이타적 유전자>를 읽고

순돌이 아빠^.^ 2018. 7. 31. 15:48

제목만 보면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의 반대편에 서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내용은 음...반대편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이기적 유전자>의 후속편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영어 제목이 the origin of virtue니까 '덕의 기원'쯤 될까요? <이기적 유전자>와 '덕의 기원', 전혀 안 어울린다구요? <이기적 유전자>를 읽어 보신 분은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아시겠지요. ^^ 




제가 살면서 읽었던 책 가운데 제 마음을 쿵!하고 때렸던 책이 하나 있어요. 크로포트킨의 <상호부조론>. <이타적 유전자>도 크로포트킨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을 하구요.


인간이 서로 협동하며 평화롭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겠지요. 인간이 서로 협동하며 평화롭게 살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있을 거구요. 


그것이 만약 천국이나 유토피아에 관한 것이라면...이루기 어려운 바램일지 몰라요. 인간의 역사에서 한 번도 존재한 적이 없는.



인간에게 이기적인 면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 상태에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협동을 추구하면서 살자라고 하면 그건 어느만큼 가능성이 있는 바램일지도 몰라요. 


인간의 마음에 욕심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하지만 혼자만의 탐욕 추구는 경계하는 거지요. 인간의 마음에 복수심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고, 하지만 조금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아무 때나 주먹을 휘두르는 것은 막아야겠지요.


협동하며 사는 것이 좋다거나 협동하며 사는 것이 의무라서가 아니라, 인간에게는 협동하고자 하는 본성이 있을지도 모르구요. 




전쟁과 권력에 관한 책을 읽다보면 인간이란 게 너무 잔혹하고 염치 없고 탐욕스러운 것 같아 답답하기도 하고 울적하기도 해요. 반면에 이런(?) 책을 읽으면 기분이 좋아져요. 인간이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는 희망 같은 게 생기기도 하구요. 



게다가 우리 스스로가 

천사가 되거나 영웅이 되지 않아도,

우리 그대로의 모습을 갖고도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


 



매트 리들리, <이타적 유전자>, 사이언스북스, 2017

 

사람들은 으레 본능이란 동물에게나 해당되는 것이고 인간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회과학의 상투적인 문구를 빌리자면 <인간의 본능이란 개개인의 환경과 경험의 각인>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의 문화는 임의의 관습들로 이루어진 무질서한 집적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본능에 따라 유도된 표현 양식이다.

 

모든 문화에서 동일한 테마, 즉 가족, 의식(儀式), 상거래, 사랑, 위계 질서, 우정, 질투, 집단에 대한 충성, 미신 등이 발견되는 것은 이것 때문이다. 언어와 관습의 표면적인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질적인 문화를 그 동기motive나 감성, 사회 관습 같은 심층 수준에서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이것 때문이다.

 

인간에게 있어 본능은 변화 불가능한 유전적 프로그램이 아니라 학습 가능한 특성이다. 인간이 본능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은 인간이 교육의 산물이라는 믿음에 비해 특별히 더 결정론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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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는 이성에 의해 고안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 본성의 일부로서 진화되어 왔다. 사회는 인체와 마찬가지로 인간 유전자의 진화적 산물이다.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뇌 속에 자리잡고 있는, 사회적 유대 관계를 창출하고 활용하는 본능에 주목해야 한다. - 16

 

유전자는 협동해서 염색체를 만들고, 염색체는 협동해서 게놈genome이 되고, 게놈은 협동해서 세포를 형성하고, 세포는 협동해서 복합 세포를 이루고, 복합 세포는 협동해서 개체를 만들고, 개체는 협동해서 군체를 이룬다. - 30

 

동물(식물도 마찬가지이다)은 그들이 속한 종이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유전자를 위해 행동하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

어느 경우나 예외 없이 생명체들은 그들 자신의 유전자나 그 유전자의 전사체가 살아남아 복제할 기회를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행동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 31

 

<이기적 유전자> 혁명이 전하는 매시지는 다른 사람의 선의를 무시하고 배척하라는 냉혹한 홉스주의적 명령이 결코 아니다. 사실은 정반대이다. 그것은 결과적으로 이타주의의 입지를 확보해 준다...유전자는 이기적이지만 때로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개체의 이타성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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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자식에게 헌신적인 것이 어머니가 가진 유전자의 이기성 때문이라고 해도, 세상의 모든 어머니가 이타적으로 행동한다는 사실 자체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 34

 

보편적 이타성이 지배하는 극도로 조화로운 세계가 설사 실현된다고 하더라도, 이기주의라는 곰팡이가 언제든지 그 대들보를 갉아먹어 붕괴시킬 수 있다는 것이 이깆거 유전자 이론의 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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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 이론의 개척자인 해밀턴과 로버트 트리버스는 부모와 자식, 부부, 동료들 간의 관계가 상호 충족의 관계가 아니라 그 관계로부터 이익을 취하려는 상호 투쟁의 관계라고 주장한다. - 38

 

자궁 속에서 자라고 있는 태아를 예로 들어보자...모체가 만삭까지 임신을 유지하기를 바라는 이유는, 태아가 그녀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까지 전달해 줄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반면에 태아가 모체의 생존을 바라는 이유는 모체가 죽어버리면 자기도 죽을 것이기 때문이다. 두 개체는 모체의 폐를 통해 산소를 얻고 모체의 심장에 의지해 맥박을 유지한다. 둘의 관계는 완벽한 조화이다. 임신은 과연 훌륭한 협동 작업이다. - 38

 

인간이 개미보다 나은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노동의 분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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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일은 일벌들이 하며, 그들은 모든 종류의 일을 닥치는 대로 하는 잡부이다. 꿀벌에게 사회란 가장 많은 꿀을 가장 짧은 시간에 얻을 수 있는 꽃밭에 노동을 집중하게 하는 효율적 정보 처리 장치이다. 이런 일에는 역할의 분화가 필요없다.

 

그러나 사회가 인간에게 주는 가장 큰 이점은 노동의 분화이다...인간의 분화된 노동의 총합은 모든 인간이 아무 일이나 할 수 있는 만능 잡부일 때의 총합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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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들의 노동 분화를 보면 인체가 얼마나 오묘하게 만들어졌는지를 새삼 느낄 수 있다. - 62~64

 

우리 각자는 자기 이익을 위해 행동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서로와 세계에 도움을 주게 된다. - 70

 

이것은 사람들이 선행을 하고, 그래서 인류 사회의 공동선이 실현된다고 해서 반드시 천사의 존재가 입증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리 추구가 공동선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애덤 스미스는 <도덕 감정론>에서 <우리는 어떤 인간에 대해서도 이기성의 결여를 기대하는 데 익숙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인정(人情)은 거대 사회에서 협동을 이룩하는 데는 적절한 도구가 아니다. 사람들은 인정에 관한 한 친족이나 친구에게 어쩔 수 없이 경도되기 때문이다. - 71

 

트리버스는 동물이나 인간은 항상 사리 추구를 위해 행동한다는 전제를 가지고 연구를 시작했지만, 기대와는 달리 동물 세계나 인간 사회에서 협동이 무척 자주 일어난다는 것을 관찰했다. 그는 이기적인 개체들이 서로 협동하는 것은 <호혜성>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호혜성이란 <네가 내 등을 긁어주면 나도 네 등을 긁어주겠다>는 것이다. 동물이 호의를 베풀면 그 호의를 입은 상대는 나중에 그에게 보답함으로써 양쪽 무두에게 이익이 돌아간다. - 92

 

아프리카의 버빗원숭이도 그렇다. 원숭이 한 마리가 싸울 때 도움을 청하는 소리르 녹음해 두었다가 틀면, 전에 그 원숭이의 도움을 받은 원숭이가 가장 빨리 돌려온다. - 92

 

맞대응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관계가 안정적이고 경쟁적이어야 한다. 두 개체의 만남이 일회적이고 우연성이 높을수록 맞대응을 통해 협동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적어진다. 트리버스는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해 주는 사례를 산호초의 청소장cleaning station에서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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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어종에서 세척은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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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상처를 입거나 병에 걸렸을 때에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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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청소어를 해치는 일은 없으며, 서비스에 만족한 고객이 청소장을 떠날 때에는 청소어의 안전을 배려하듯이 주의 깊게 신호를 보내고, 이에 대해 청소어는 신속하게 철수하는 것으로 화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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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장을 찾아온 물고기들은 먹이감을 왜 먹어버리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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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청소어를 소중하게 대하는 것은 단골로서의 의무감 때문이 아니다. 유능한 청소어는 당장의 먹이보다 내일의 청소부로서 더 값어치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가능한 것은 특정한 산호초의 특정한 장소에서 같은 청소어를 오늘도 내일도 계속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계의 영속성 또는 지속성이 이 방정식의 핵심이다. 뜨내기 만남은 배신을 부추긴다. 잦은 반복은 협동을 조장한다. - 94~96

 

우호적인 사람이 되어야 할 뚜렷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즉 남들로 하여금 당신과 게임을 하도록 설득력 있게 요구하기 위해서. 남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평판이 나쁜 사람에게는 협력의 <포상>은 물론 배반의 <유혹>까지도 금지된다. 협력가는 다른 협력가를 찾아내서 그와 게임을 한다. - 120

 

우연히 다 한 번 마주친 사람의 특징까지 기억해 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수명이 상당히 길 뿐 아니라 장기 기억이 가능한 인간은 그 어떤 동물보다도 <선택적 죄수의 딜레마>의 소질이 풍부하다...<반복적 만남과 서로를 식별하고 과거 만남의 결과를 기억해 내는> 능력-을 만족시키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 중 최고의 적격자는 역시 인간이다. 실로 이것은 인간다움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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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 , 호의, 거래 계약, 교환...우리의 언어와 생활은 온통 호혜주의적 관념투성이다. - 122

 

부부는 아이들에 대해 공통된 유전적 이해 관계를 갖는다. 개미나 꿀벌의 경우와 마찬가로 이 같은 이해 관계가 협동의 충분한 근거가 된다. - 137

 

인류의 초원의 종족이다. 우리는 아프리카의 사바나에서 진화해 왔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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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이 자라는 곳은 어디에나 큰 짐승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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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조상들은 큰 짐승들을 먹이고 삼았던 것이다. 그래서 하이에나나 사자처럼 당신의 인류도 사회성이 매우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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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어떤 방법을 썼든 간에 매머드 사냥을 혼자서 하지는 않았으리라는 것은 틀림이 없다. 성공의 열쇠는 분명 협동이었다. 고기를 나눠먹는 것은 권장 사항이 아니었다. 매머드의 덩치로 보아 그것은 필연이었다. 사냥한 매머드는 근본저그올 공유 재산일 수밖에 없었다.

149~153

 

1960년대와 1970년대에 걸쳐 인류학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이 논쟁은, 학계의 논쟁이라는 것이 으레 그렇듯이 서로 논점의 차이가 별로 없기 때문에 오히려 더 극을 향해 치달았던 사례 162

 

사람들은 왜 서로에게 선물을 주는가? 그것은 한편으로는 상대에게 호의를 베풀기 위한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아량이 있는 사람이라는 평판을 지키기 위한 것이며, 또다른 한편으로는 선물을 받는 사람을 보답이라는 의무감에 묶어놓기 위한 것이다. 선물과 뇌물 간에는 큰 차이가 없다. - 168

 

감정은 인간 본성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과 마찬가지로 무엇인가를 향해서 진화해 왔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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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그 이전에는 애덤스미스)가 말한 도덕 감정이란 바로 이 감정을 지칭하는데, 그것은 고도로 사회적인 생명체들이 유전자의 장기적인 이익을 위해 여러 사회적 관계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문제 해결 장치이다. - 188

 

비합리적 격정이 범칙의 욕망을 좌절시키고, 죄책감 때문에 남을 속여 이익을 얻는 것이 고통스러워지며, 덕이 있는 사람에 대한 선망이 사리 추구를 자제하고 하고, 치욕감이 존경 받을 만한 행위를 유발하며, 동정심이 호혜적 도움을 만들어낸다. - 191

 

인간에게서 호혜성을 이끌어내는 것은 감정이다. 감정은 이타주의가 궁극적으로 이익이 될 때 그것을 향해 행동하도록 우리를 인도한다. 인간은 자신에게 이타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을 좋아하며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타적으로 된다. 트리버스는 도덕적 공격성이 호혜적 거래의 공평성을 감시하는 기구임을 발견했다. 사람들은 <불공평한> 행위를 당하면 걷잡을 수 없이 화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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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란 인간이라는 사회적 동물이 서로 호혜성을 주고받으며 살아가기 위한 정교한 도구이다. - 192

 

인간이 돌고래와 같은 개방사회를 이루고 살아왔다 하더라도 공격 폭력 연합 정치 따위가 없었을 리는 없겠지만, 적어도 인간 세계는 현재와 같은 집단들의 모자이크 그림이 아니라 수채화가 되기는 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민족주의나 국경, 집단 안팎의 차별, 전쟁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것들은 모두 부족주의적 사고 방식의 산물이며, 이 부족주의적 사고 방식은 집단을 만들고 연합을 형성하며 살아온 유인원의 진화적 유산이다.

 

코끼리의 사회에는 폐쇄성이 없다. 암컷 코끼리들이 모여 집단을 형성하지만 이들 집단은 서로 경쟁적이거나 적대적이지도 않으면 세력권도 없고 구성원이 일정하지도 않다. 코끼리들은 집단과 집단 사이를 자유롭게 오간다. - 238

 

애플 매킨토시 사용자들과 IMB PC 사용자들 사이에도 비슷한 경쟁심이 작용한다. 전자는 후자에 대해 놀라울 정도의 경멸감을 갖고 있으며, 그들은 자신들의 소프트웨어가 본질적으로 우월하다고 믿고 있다. 이런 감정을 부추기는 것은 부족 근성이다. - 243

 

사람들은 늘 집단, 부족, 씨족, 사회, 국가를 의식한다. 그러나 인간은 그들이 상정하는 것처럼 어떤 고립된 집단 속에 갇혀 사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끊임없이 다른 집단의 구성원과 뒤섞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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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머에 따르면 사람들은 집단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집단의 관점에서 인식함녀서 너희와 우리를 철저히 구분할 뿐이다. - 262

 

집단 선택이란 개체가 자기 이익을 희생하면서 집단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예컨대 번식에서 자기 절제를 하는 것 같은 경우이다. 인간에 대해 우리가 확보하고 있는 사례들은 하나같이 개체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집단성을 이용하는 것일 뿐, 집단을 개체보다 앞세우는 것은 아니다. 집단 속에서 살아가는 이득을 추구하도록 선택된 정신(예를 들자면 순응주의)을 집단 선택에 의해 진화된 정신과 동일시할 수는 없다. 집단성이 개체의 선택을 증진시킨다고 해서 그것이 집단 선택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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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하퉁에 따르면, 오히려 우리가 집단 선택된 것처럼 가장하고 싶어 할 또는 실제로 그렇게 믿을-정도로 본능적으로 집단적이라는 데에 문제가 있따. 달리 표현하자면 사람들은 자기의 이익보다 집단의 이익을 존중한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집단이 자기 이익에 부합할 때 집단과 함께 행동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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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집단성이 지극히 강한 종족이지만 집단 선택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집단을 위해 우리를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위해 집단을 이용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 262

 

내가 말하려는 요점은 집단 중심주의와 다른 집단과의 경쟁을 중시하는 종족 사회에서 의례는 문화적 순응주의를 강제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인류는 언제나 서로 적대적이고 경쟁적인 부족들로 나뉘어 살아왔으며, 구성원의 두개골 속에 문화적 순응주의를 세뇌시킬 수 있는 부족이 그렇지 못한 부족보다 항상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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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례에는 협동과 희생의 고양이라는 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무도회나 종교적 의식 또는 직장의 파티에 참여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협동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다. 운동 선수는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국가를 부르고...우리는 한 팀이며, 우리는 같은 편이고, 우리는 하나라는 것이다. - 264

 

찬송가, 축구장의 응원가, 국가, 군가 등 음악과 노래는 다른 기능을 획득하기 훨씬 이전부터 집단 규정적 의례로서 기능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 266

 

인간이 수백만 년 동안 집단 이기주의에 따라 조장되어 온 부족주의적 본능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종교가 개종자들의 공동체와 이교도의 추악함을 강조할수록 그만큼 번성할 수 있었음을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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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오랜 세월에 걸친 집단간 폭력을 통해 습득한 타고난 이방인 혐오증에 의해서만 서로에게 호의를 베푼다는 생각을 도덕주의자들은 별로 탐탁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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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체 내에서는 서로 의좋게 살아가는 벌거숭이두더지쥐도 다른 군체의 발거숭이두더지쥐에 대해서는 지독할 정도로 공격적이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집단 내부의 협동성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찌르레기 무리에게는 다른 무리에 대한 적대감이 없다. 집단들 내부의 협동성이 강할수록 집단 간의 투쟁도 폭력적이라는 진화 법칙에서 우리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인간은 지구상에서 가장 협동적이고 사회적인 동물이지만, 동시에 가장 호전적인 생물이다. - 269

 

인간의 정신은 이기적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정신은 사회성과 협동성과 신뢰성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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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회적 본능을 가지고 있다. 인간은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협동의 방식을 계발하고, 믿을 만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구별하고, 스스로 믿을 만한 사람임을 과시해 좋은 평판을 쌓고, 재화와 정보를 교류함으로써 노동 분화를 이루는 것 같은 소양들을 타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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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본능 덕분에 우리는 노동 분화를 이룩해 우리의 주인인 유전자에게 상상치 못할 이득을 안겨주었다. 사회적 본능은 지난 200만년에 걸쳐 우리 뇌의 급속한 성장과 그에 따른 창의성의 증대를 이룩했다. 인간 사회와 인간 정신은 나란히 진화했으며, 이 둘은 서로 발달의 추진력이 되어 왔다. - 343

 

대등한 존재 간의 사회 계약, 즉 개체나 집단 간의 보편적 호혜성이야말로 사회라는 인류가 이룩한 가장 큰 성과의 본질이다. - 346

 

서구 세계의 죄악으로 물들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파라다이스에 관한 이야기를 갖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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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문화만 있다면 질투도 사랑도 결혼도 계급도 없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그러므로 인간은 무한히 다양한 형태로 변화될 수 있으며, 유토피아의 실현도 가능하다. 그렇게 믿지 않는 사람은 구제받을 수 없는 운명론자이다. - 353~354

 

월든 투의 설립자인 프레이저는 소설 속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성선설을 주장하는 철학과도 성악설을 주장하는 철학과도 관계가 없고 아무 관계가 없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 본성을 변화시키는 우리의 능력을 믿는다.

 

레닌도 그렇게 말했다...인간은 교육과 선전과 폭력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인간으로 교정될 수 있다는 믿음이 일세를 풍미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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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융은 중국 혁명에 관한 그녀의 탁월한 자서전 <대륙의 딸들>에서 공산주의가 실패한 이유는 인간의 본성을 바꾸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거의 완벽한 예를 서술하고 있다. - 356

 

인간에게는 대의를 추구하는 몇 개의 본능이 있는 반면, 나머지 본능은 자기 이익과 반사회적 행동을 추구한다. 우리는 전자는 북돋고 후자를 억제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 359

 

인간의 정신에는 사회적 협동을 추구하는 본능과 좋은 사람이라는 평판을 얻고자 하는 본능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삶에 불쑥 뛰어든 정부에 의해 길들여져야 할 정도로 비열하지 않고, 너무 비대한 정부 아래에서도 내면의 사악한 기질을 드러내지 않을 정도로 선하지도 않다. - 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