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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브론테, <폭풍의 언덕>을 읽고

순돌이 아빠^.^ 2018. 7. 26. 16:29

소설을 읽거나 테레비 드라마를 보면서

인간의 삶에 대해 여러가지를 느끼고 생각할 때가 많아요

테레비 드라마는 <미스 함무라비>에 이어 요즘은 <라이프>에 푸욱 빠졌지요 ㅋㅋㅋ



아무튼 이런 이야기들 가운데

어떤 것은 제 자신의 경험과 닮아 있는 경우도 있고

어떤 것은 직접적인 경험은 없는데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볼 수 있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어 <폭풍의 언덕>에 나오는 캐서린 린튼의 경우가 그래요

인간으로서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야 저와 비슷하겠지만

여성으로 길들여지고 통제되고 억지로 결혼을 하고 재산도 빼앗기는 과정을 보면 

답답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면서 안타깝기도 하고, 뭔가 조금 이해를 할 것 같기도 하고 그래요



히스클리프...

진짜 나쁜 놈이에요

폭행 감금 협박 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물론이고

아내와 자식을 자신의 복수를 위해 이용하는 그런 싸가지 밥 말아 먹은 인간이에요

<폭풍의 언덕>을 읽는 동안 이 놈이 또 어떤 나쁜 짓을 할까 싶어 제 마음이 조마조마 하기도 했구요


그런데 있잖아요...

진짜 나쁜 놈인데...

정말 싸가지 없는 새끼인데...

근데...나쁘다고만 하기는...


아...

저 인간도 좀 더 좋은 사람들과 어울려 살았더라면 싶고...

저 인간도 제 자신을 어찌 마음대로 하지 못한 건 아닐까 싶고...그래요




불쌍해요

캐서린 언쇼

힌들리 언쇼도

린튼 히스클리프도

캐서린 린튼도



인간의 마음이란 게...

서로를 괴롭히고 윽박지르는 가족이란 게...

좋거나 싫거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란 게...

답답하고 안타깝기도 하구요


E. 브론테, <폭풍의 언덕>, 동서문화사, 2016

 

그래도 저는 그의 인상으로 보아 그가 아버지보다 훨씬 좋은 마음씨를 지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확실히 우거진 잡초 속에 묻혀 있는 좋은 성품이 엿보였지요. 다만 그것을 가꾸지 않고 방치했으므로 잡초가 그 위로 훨씬 높이 자라 버린 꼴이었고, 다른 좋은 환경 아래에 놓이게 된다면 풍성한 수확을 거둘 수 있는 기름진 토양과 같은 바탕임이 분명했습니다. - 228

 

내 아들은 장차 그곳의 주인이 될 거야. 그러니까 만리 이 애에게 어떤 일이 생긴 뒤에도, 그 집이 내 손에 들어올 것이라는 게 확실해 질 때까지는 죽게 하고 싶지 않단 말이야. 더욱이 이 애는 내 자식이니까, 내 아들이 당당하게 그 집의 주인 노릇을 하는 걸 보고 싶어. 내 후손이 그 집 자식들에게 품삯을 주어 그들의 조상이 물려 준 땅을 갈게 하는 것을 보는 쾌감을 맛보고 싶단 말이야. 내가 이 녀석을 참고 받아들이는 것도 오직 그런 생각이 있기 때문이지. 난 이 녀석 자체도 싫지만, 이 녀석이 기억을 되살려 주기 때문에 더 싫어 - 241

 

이 이야기를 듣고 저는 린튼 도련님이 본디부터 그렇지 않았다 하더라도, 아무도 전혀 동정해 주지 않는 곳에서 자연 이기적이고 달갑지 않은 성격이 되어 버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 245

 

난 그 애를 사랑한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일이 없었단 말이야. 그런데...”

사랑이라구요!”저는 그 말을 경멸하는 듯이 소리쳤습니다. “사랑이라니! 그 런 말이 어디 있어요! 그건 마치 내가 일 년에 한 번씩 집에 밀을 사러 오는 방앗간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거나 같은 꼴이지 뭐예요. 정말 굉장한 사랑이군요. 아가씨가 지금까지 린튼 도련님을 만난 것은 두 번 다 합해서 네 시간도 채 못 돼요!...”- 2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