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의 관계는 결투의 양상을 띠었다. 텔레보리안이 손에 모든 패를 쥐고 있는 불공정한 결투...이에 맞서는 리스베트의 방법은 자기 안에 숨어 들어가 나오지 않거나, 방 안에 있는 그의 존재를 철저히 무시하는 것이었다 – 108
간이침대에 위에 누운 소녀의 몸을 의사가 가죽띠로 고정시킬 때마다 둘의 시선이 마주치곤 했다. 그의 눈빛 속에서 리스베트는 그가 흥분했음을 읽어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그녀도 알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메시지는 전달되었다.
열세 살 되던 날 밤, 그녀는 페테르 텔레보리안과는, 아니 이 세상의 그 어떤 심리 전문가나 정신병 의사와는 더 이상 한마디의 말도 나누지 않으리라 결심했다....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로 인해 페테르 텔레보리안의 욕구가 좌절되었다는 사실을. 이로 인해 그녀가 독방에 묶여 지내는 밤들이 더 늘어나게 되었다는 사실을 – 109
그는 그녀의 집요한 침묵을 부수고, 그녀로 하여금 자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만들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다. 하지만 그런 기대를 품고 시선을 던져오는 그에게 그녀는 쓰라린 좌절감만 안겨 주었던 것이다. - 110
- 스티그 라르손, <밀레니엄2부-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2>, 뿔,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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