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치료의 힘이 있다는 것은 수천 년 전부터 알려져왔지만 공식적인 음악 치료의 개념이 생겨난 것은 1940년대 말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전장에서 머리에 부상을 입거나 전투신경증(battle fatigue : 제1차 세계대전 때는 탄환 충격shell shock이라 불렀으면 오늘날에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분류한다)을 입고 돌아온 수많은 부상병들이 음악에 보인 반응을 보고 음악 치료의 개념이 생겨난 것이다. 이들에게 음악을 들려주었더니 그들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물론 심지어 일부 생리적 반응(맥박수나 혈압 등)까지도 좋아졌다. 그러자 많은 보훈병원의 의사와 간호사들이 음악가를 초청해서 환자를 위해 연주회를 열어주기 시작했고, 음악가들은 다친 사람들로 가득한 끔찍한 병동에 음악을 전해줄 수 있어서 무척 행복해했다. - 380
뇌염후 증후군 환자 프랜시스 D에게 음악은 그 어떤 약물만큼이나 효과적이었다. 인간 시한폭탄처럼 몸을 납작하게 굽히고 경련이나 틱 증상, 재잘거림을 보이다가도 음악을 틀어주면 폭발적이고 폐쇄적인 현상은 모두 사라지고 더없이 편안하고 부드러운 동작을 보였다. 자신의 자동 운동에서 갑자기 해방된 것처럼 웃으며 음악을 '지휘'하거나 춤을 추는 듯했다. - 383
음악은 실로 모든 차원에서 그들을 깨웠다. 무기력하게 있는 그들을 정신 차리게 했고, 얼어붙어 있는 그들을 정상적으로 움직이게 했다. 무엇보다 음악이 없었다면 그들이 결코 얻지 못했을 생생한 감정과 기억, 환상 그리고 정체성을 그들에게 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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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음악이다. 엄격하면서도 넉넉한 울림이 있고 굽이치고 생동감 넘치는 음악만이 그들로부터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 - 393
- 올리버 색스, <뮤지코필리아- 뇌와 음악에 관한 이야기>, 알마,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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