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착취.폭력/지배.착취.폭력-여러가지

상인의 등장

순돌이 아빠^.^ 2021. 11. 14. 09:49



박수근, <귀로>

런던 시장의 조직화가 가져온 또 다른 영향은 전통적 시장인 공개시장의 해체이다..이 공개시장은 생산자-판매자와 도시의 구매자-소비자를 직접 만나게 하는 "투명한" 시장이었다. 그런데 양자간의 거리가 이제 너무나 멀어져서 소시민들의 수준에서 그 간격을 전부 넘는다는 것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제3의 인물"인 상인은 오래 전부터, 적어도 13세기부터 등장하여 특히 곡물 무역을 위해서 시골과 도시 사이를 매개하고 있었다. - 45
- 페르낭 브로델, <물질문명과 자본주의2 : 교환의 세계>, 까치, 2009

늘 있었던 것 같고
원래 그랬던 것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은 불과 얼마 전에 생겨난 것이며
어떤 저떤 이유로 태어냔 것일 수도.

제가 아주 꼬마일 때 엄마 아빠와 떨어져서 시골 할머니 집에서 살았어요.
정확히 기억 나지는 않지만...장날이면 할머니를 따라 걸어걸어 장에 갔었어요.
할머니는 자신의 키운 것을 팔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키운 것을 사기도 하셨던 것 같아요.
박수근의 그림 <귀로>에 나오는 장면이 제게 익숙한 이유도 그거구요.
아무튼 그때 할머니는 생산자이자 판매자이고 소비자이셨던 거에요.

그리고 할머니가 살던 동네에는 가게가 따로 없었어요.
제 기억이 맞다면...가게라기보다는...어느 집에서 그냥 이것저것 가져다 놓고 파는 정도였어요.
제가 예전에 인도의 한 시골 마을에서 지낸 적이 있었는데
거기도 가게나 마트라고 하기는 어렵고 그냥 집에다 몇 가지 물건을 가져다 놓고 팔기도 했어요.
그들은 농사를 지으면서 물건을 팔아 돈을 벌기도 했던 거지요.

정치인이니 의사니 하는 것도 그렇고
자본가니 투자자니 하는 것도 그렇듯이
상인이란 것도 인간의 역사에서 생겨난지 그리 오래된 것 같지는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