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강인한 직장 여성에 대한 열광이 잠시 터져 나왔을 때는 <야간 작업조 메이시>(1943)의 앤 서든이 연기했던 항공기 노동자와 <밋 더 피플>(1944)의 루실 볼 같은 한 줌의 리벳공 로지형 인물들이 근육을 과시하면서 속사포처럼 빠르게 말을 했고, 많은 여성 주인공들이 전문직, 정치인, 심지어는 임원 들이었다. 1940년대를 지나면서도 일부 적극적인 여성들은 자신이 할 말을 분명하게 할 수 있었다. <아담의 부인>에서 캐서린 헵번이 연기했던 변호사는 법정 장면에서 여성의 권리를 옹호했고, <히스 걸 프라이데이>(1940)에서 로절린드 러셀이 연기했던 싱글 기자는 그녀가 일을 그만두고 시골로 이사 가기를 원하는 약혼자에게 “날 바꾸려고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여요. 난 교외에서 한가롭게 카드 게임이나 즐기는 타입의 인간이 아니라 신문기자라고요”라며 당당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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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상의 또 다른 여성 집단은 목소리와 건강미를 잃어 갔다. 잇따른 영화들이 곧 말을 못하거나 귀가 들리지 않는 여성 주인공을 내세웠고, 뇌종양, 척추 마비, 정신 질환, 효과가 천천히 퍼지는 독 때문에 기력을 상실한 여성들이 침대에 누운 모습으로 영화에 나오기도 했다. 영화사학자 마저리 로젠의 관찰에 따르면 “1940년대 여성 제물들의 목록은 병원 환자 명부 같다”
…
1950년대에 이르자 오므린 무릎에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를 가진 메릴린 먼로로 상징되는 굴복당한 여성의 이미지가 승기를 잡았다. 메릴린 먼로는 뇌 수술을 받아 멍청해진 ‘레이디 인 더 다크’ 같은 모습으로 더 이상 의사의 명령에 맞서지 않았다. - 200
- 수전 팔루디, <백래시-누가 페미니즘을 두려워하는가?>, 아르테, 2021
제가 중학교 때인가
실과 바늘로 한땀 한땀 모양 만드는 것을 좋아하니까
엄마가 대뜸 소리를 치며
남자 새끼가 뭐 그런 걸 하냐고 야단을 치며 못하게 했어요
그리고 친구들이 부르던 별명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이 저를 여자 같다고 얘기하는 걸 여러번 들었어요
아마 저와 반대 방향의 경험을 가진 여성들도 있을 것 같아요
여자애가 뭘 그런 짓거리를 하냐고 야단을 맞거나
남자 같다는 놀림을 받기도 했을 거구요
남성이 손이 작고 부드럽게 말을 한다는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듯이
여성이 강인하고 적극적인 게 이상한 건 절대 아니잖아요
저의 엄마를 포함해서 수많은 여성들이 강인하면서 적극적으로 행동했기에 자식들을 먹여 살릴 수 있었구요
누군가의 로망일 수는 있지만...
하얀 옷을 입고 힘 없는 걸음걸이로 말을 별로 하지 않고 시키면 그대로 따르는 여성은 현실에 별로 존재하지도 않고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 데도 큰 도움은 안 되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에게 따뜻하고 정이 많은 것과
무기력하고 순종적인 것은 다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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